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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이즈미 訪韓을 보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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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이즈미 訪韓을 보는 눈

입력
2002.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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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오늘 김대중 대통령 초청으로 2박3일간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 한일 양국이 당장 해결해야 할 긴급한 현안이나, 특별한 사안이 있어서가 아니다.통상적인 정상외교의 일환이지만 그래도 두 정상간에는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할 일들이 많다. 우리는 이번 기회에 양국 정상이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정착을 위해 진솔한 대화와 함께 건설적 결론을 내주기를 당부한다.

우선 양국은 5월말부터 한 달간 열리는 월드컵의 성공적 운영을 위한 우호분위기 조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도 양국은 대북정책을 마련하는데 있어 상호 견해를 조율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일본측이 단독 정상회담 배석자수를 가급적 제한토록 요구한데서도 이 같은 기류가 감지된다.

부시 미 행정부의 ‘악의 축’ 발언이후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는 사실상 동결상태에 있다. 이로 인해 북일 관계 역시 교착국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지난 83년 런던유학 중 실종된 여대생이 북한에 납치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짐으로써 북일 관계는 더욱 경색되고 있다.

이 밖에도 조총련 계열의 신용조합 부정융자 수사, 괴선박 침몰사건 등으로 양국 관계는 꽁꽁 얼어 붙었다. 일본정부는 이제 인도적 지원조차도 ‘피로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북한이 혹심한 춘궁기를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우리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건설적인 대안을 마련하길 기대한다. 단 그 것은 ‘포용’이 전제되지 않으면 안 된다. 북한을 ‘불량국가’로 지칭하면서도 인도적 지원만큼은 유지하겠다는 부시 행정부의 방침이 참고가 돼야 할 줄 안다. 한반도의 긴장 완화는 곧 동북아의 안정과 직결된다는 점을 아울러 인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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