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센터 서장훈(28ㆍ207㎝)의 몸값은 얼마나 될까. 프로농구의 자유계약선수(FA) 시행 두번째 시즌을 앞두고 서장훈(서울 SK) 이상민(KCC) 문경은(인천 SK) 조성원(창원 LG) 주희정(삼성) 등 35명이 FA 자격을 얻는다.계약금 없이 프로에 입문하는 프로농구선수들은 대신 5년 뒤 FA신분을 획득, 원하는 팀과 자유롭게 협상을 할 수 있다.
FA대상자들은 계약 만료전인 5월 소속팀과 우선 협상을 하는데 협상이 결렬될 경우 6월 한달간 다른 팀과 협상을 할 수 있다.
■FA 최대어 서장훈
FA 최대의 관심사는 역시 국내최고 스타인 서장훈의 행보. 1997년 서장훈이 진로와 계약할 때 20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최근 삼보행이 결정된 김주성(23ㆍ205㎝)의 가치가 20억~30억원은 되지 않겠느냐는 평가이고 보면 자연스레 서장훈의 몸값이 관심을 모은다.
서장훈은 올 시즌 꾸준한 활약으로 서울 SK를 정규리그 2위로 4강에 직행시켰다. 서장훈은 54경기에 모두 출장, 경기당 25.3점(전체 3위) 리바운드 10개(16위)를 잡아냈는데 이는 국내선수중에선 가장 좋은 성적이다. 수비에서 몸싸움을 기피하는 약점은 있지만 정확한 야투 능력을 앞세워 토종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서장훈을 보유하는 구단은 사실상 용병이 3명이나 되는 셈인데 다음 시즌부터 2쿼터의 용병출전을 1명으로 제한, 서장훈의 비중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몸값만 최소 30억원
시즌 중반 재력있는 모 구단의 고위인사가 “30억원은 줘야 되지 않겠어요”라고 언급한데서 서장훈의 몸값은 출발한다. 지난 시즌 프로농구 최고연봉인 3억3,000만원을 받은 서장훈은 서울 SK에 잔류할 경우 최소 4억원은 보장받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서장훈이 프로야구 양준혁(삼성)을 능가하는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준혁은 올 시즌 FA시장에서 옵션을 포함해 최소 21억5,000만~최대 28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농구 각 구단의 샐러리캡은 10억5,000만원. 서장훈의 연봉은 서울 SK의 31.4%에 달한다. 샐러리캡이 대폭 상향 조정되지 않는다면 타구단이 연봉 4억원 이상을 주고 데려가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서장훈은 3~5년간 다년계약이 가능한데 서울 SK가 연봉으로 4억원을 주고 5년 계약할 경우 연봉총액만 20억원이다. 만일 타구단이 서장훈을 데려갈 경우 연봉을 1원이라도 더 줘야 하는데다 연봉총액 20억원의 30%를 서울 SK에 현금 보상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계산으로도 26억원이나 된다. 그러나 프로농구 관계자들은 과연 서장훈이 대외적으로 공표된 3억3,000만원만 받았겠느냐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어 광고출연료 등으로 보전해주는 것을 감안하면 서장훈의 몸값은 30억원을 넘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또 조성원 이상민 문경은 등도 서장훈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는데 대어급들이 수억원씩 챙길 경우 현 샐러리캡 하에서는 프로농구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 구단은 FA제도를 선수정리 수단으로 악용하는 경우도 없지 않아 FA제도가 스타급 선수들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불만도 많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