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세가 이어지면서 개인투자자 위탁 미수금이 1조원에 접근하자 조정시 미수금이 초래할 시장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증시가 갑작스레 큰 폭의 조정을 받을 경우 투자자들은 물론 전체 시장에도 깊은 상처를 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미수란 투자자들이 3일 안에 갚는 조건으로 통상 잔고의 2.5배 한도 내에서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살 수 있도록 한 제도. 증권사별로 잔고의 최고 10배까지 미수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결제일까지 주식을 팔거나 입금을 못하면 4일째 개장 동시호가때 증권사 임의로 불특정 주식을 내다팔아(반대매매) 원금과 연체이자(연19%)를 뗀다.
19일 증권업협회 집계결과 위탁 미수금은 연초 4,000억원(고객예탁금의 4%) 대에서 최근 폭증, 9,500억원대(16일 현재 9,617억원ㆍ약 8%)에 머물고 있다. 문제는 1999년 이후 당일매매(데이트레이딩)가 허용되면서 하락ㆍ조정장에서 미수금의 폭발력이 더욱 커진 것. 즉 조정기에 미수로 A종목을 산 뒤 이를 청산하기 위해 B를 팔면 B 종목의 주가를 더욱 끌어내려 투자자의 또 다른 매도를 촉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당일매매의 확산으로 미수 청산을 위한 반대매매가 단기적이고 연쇄적으로 번질 수 있다”며 “미수거래가 악순환국면을 맞으면 1조원 미수 잔고의 폭발력은 2조, 3조 효과로 나타난다”고 우려했다.
특히 최근 거래소에 비해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뜨거워지면서 미수금 가운데 상당액이 호가 단위가 작은 코스닥으로 몰리고 있다. 증권사들도 최근 고객유치를 위해 코스닥을 중심으로 위탁 증거금률을 인하, 투자자들의 미수거래 여력을 확대했다.
신흥증권 이필호 투자전략팀장은 “대세상승장에서도 2~3일 단기 조정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며 “무리한 미수거래로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주변 분위기에 휘말려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