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 고문의 대선 경선 중도 포기는 민주당의 당권 경쟁 구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고문이 일찌감치 당권 도전 포기를 선언했지만 대의원들은 여전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그를 당권 후보 1순위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한 고문은 2000년 8.ㆍ30 최고위원 경선 1위의 성적이 말해주듯 당내 기반이 누구보다도 탄탄하다.한 고문 자신은 19일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 “아무런 계획이 없으며, 조용히 쉬고 싶다”고 일단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최고위원 경선 후보 등록일(4월7,8일) 이전에 한 고문이 당권으로 선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당 안팎의 중론이다.
한 고문 측근들이 당권 도전을 줄기차게 주장해온 데다, 쇄신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권을 기존 주류에 넘겨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이유다. 한 관계자는 “광주 표심은 한 고문이 정권 재창출을 위해 대선후보보다는 다른 역할을 하라는 의미가 아니겠느냐”며 “한 고문이 개혁그룹 의원 등의 추대로 당권 도전에 나설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쇄신파 의원 10여명은 이날 오찬 회동을 갖고 한 고문이 대표 경선에 나서기 위한 정지작업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광옥(韓光玉) 대표와 박상천(朴相千) 정대철(鄭大哲) 고문 등 당권 경쟁자들은 “명분이 없으며 파괴력도 적을 것”이라면서도 경계심을 감추지 못했다.
한 대표측은 “한 고문이 당권으로 돌아설 명분이 명확하지 않고 광주 경선에서 보듯 대의원 지지도 압도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박 고문도 “한 고문이 말을 바꿔 출마한다 해도 개의치 않을 것”이라며 “별로 파괴력이 없을 것”이라고 폄하했다.
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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