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66)가 오는 5월 ‘지상 최고의 오페라 무대’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공연을 끝으로 오페라 무대에서 은퇴할 예정이다.18일 메트로폴리탄 극장이 발표한 2003년 시즌(2002년 9월~2003년 5월) 공연계획과 출연진 명단에 따르면 1969년부터 매 시즌 빠짐없이 무대에 올랐던 파바로티가 33년만에 출연진 명단에서 빠졌다.
파바로티의 대변인 허버트 브레즐린은 이날 “5월 메트로폴리탄 극장에서 막이 오르는 오페라 ‘토스카’에 출연한 뒤 다음 스케줄을 결정할 것”이라며 “이 무대에서 자신의 상태를 시험해 본 다는 게 파바로티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파바로티가 두 번 출연키로 한 ‘토스카’ 무대가 그의 마지막 오페라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시즌 그가 선보인 공연은 1월 런던 오페라 하우스의 ‘토스카’에 4번 참여한 것이 전부이다.
당시 그는 이탈리아에서 모친상을 치른 바로 다음 날 일정대로 무대에 올라 감동의 박수를 받은 바 있다. 파바로티의 예정된 공연일정으로는 오페라를 제외한 콘서트만이 남아 있는 상태이다.
성악가로서는 이미 오래 전 노장의 나이에 들어선 파바로티는 최근 잇따른 실망스런 공연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2000년 11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트럼프 타지마할 카지노 공연에서는 감기에 걸린 목소리로 수준 이하의 공연을 선보여 1,000달러에 달하는 입장권을 구입한 팬들을 실망시켰고, 2001년 1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공연에서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한 채 동료들의 부축을 받은 채 무대에 오르는 등 힘겨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박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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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2002/03/19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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