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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李彌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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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李彌勒

입력
2002.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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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3월20일 한국 출신의 독일 소설가 이미륵이 작고했다. 향년 51세. 그의 묘소는 뮌헨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그레펠링의 시립공동묘지에 있다. 묘지번호 K-1-30번. 묘석에는 ‘李儀景’이라는 한자 이름이 새겨져 있다.이의경은 이미륵의 본명이다. 그의 아명이자 뒷날 필명이 된 미륵은 딸만 거푸 셋을 낳은 어머니가 미륵보살을 찾아 득남을 위한 백일기도를 드린 끝에 얻은 아들이라 해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이미륵은 황해도 해주 출신이다. 경성의학전문학교 재학 중에 1919년 3ㆍ1운동에 참가했고, 그 해 중국 상하이(上海)로 망명해 임시 정부 일을 돕다가 독일로 건너갔다. 독일에서는 뷔르츠부르크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하이델베르크대학ㆍ뮌헨대학에서 동물학을 공부했다.

1928년 박사학위를 받은 곳은 뮌헨대학이다. 이미륵은 1931년 ‘다메’지(誌)에 단편 소설 ‘하늘의 천사’를 발표하며 독일 문단에 나갔다. 그의 작품들은 주로 한국과 동아시아의 문화적 전통을 자전적 형식에 담고 있다.

그의 대표작인 ‘압록강은 흐른다’는 1946년 피퍼 출판사에서 나왔다. 이 작품은 출간되자마자 독일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그 발췌문이 몇몇 주(州)의 고등학교 독일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압록강은 흐른다’는 그 뒤 영어와 한국어로도 번역되었다. 이미륵의 주요 작품으로는 이 밖에 ‘무던이’ ‘실종자’ ‘탈출기’ ‘그래도 압록강은 흐른다’ 등이 꼽힌다.

이미륵은 독일어로 작품 활동을 한 유일한 한국 출신 작가다. 독일어로 쓰여진 그의 작품들은 물론 독문학의 자산이지만 그 질료는 온전히 한국적인 것, 동양적인 것이다. 이미륵은 만년에 뮌헨대학의 동양학부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학을 강의했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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