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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왜곡된 한국 이미지, 외부탓만 해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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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왜곡된 한국 이미지, 외부탓만 해선 안돼

입력
2002.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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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 갈 때마다 친구들을 만나면 “한국에 TV가 있느냐”와 같은 질문을 받는 경우가 있다.‘삼성’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을 모르는 친구도 있다. 한국을 조금 알고 있다는 친구도 엉뚱한 이야기를 한다.

스웨덴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리는 석간지 ‘엑스프레센(Expressen)’이 최근 한국의 음식문화 반대 캠페인을 벌였다.

신문은 “고양이 고기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음식이고, 대부분의 식당에서 판매되고 있다”면서 독자의 의견을 받아 스톡홀름 주재 한국대사관에 보내겠다고 썼다.

“스웨덴은 월드컵을 보이콧 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올라왔고 한국대사관 앞에서 시위도 벌어졌다.

사실과 다른 이런 일들이 어떻게 스웨덴에서 벌어졌을까? 한국이 자신을 보는 해외의 시각에 무관심했기 때문은 아닐까? 한국에 온 뒤 현대사 책을 보고 놀랐다.

책에는 북한의 남침사실만이 언급되어 있을 뿐, 3·8선 이북으로 밀고 올라간 사실은 빠져 있었다.

많은 유럽인들은 당시 맥아더 장군이 공산정권의 섬멸을 위해 중국 국경도 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언급했지만 책에는 그런 내용이 없었다.

또 1960~70년대 미국은‘자유’와 ‘민주주의’를 내세워 한국과 대만,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 곳에 들어선 정부는 불행히도 모두 독재정권이었다. 이런 차이를 아는 한국인이 얼마나 될까?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라지만 속을 들어다 보면 그렇지도 않다.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한국이 민주국가’라는 인상을 해외에 심어 주었지만 이는 그가 그동안 겪어야 했던 정치 역정이 바탕에 깔려 있다.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도 그렇다. 근로자의 95%가 노조에 가입되어 있는 스웨덴과 달리 서울엔 나와 같은 교원은 노조에 가입할 수 없다.

노조는 민주국가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부문이다. 여기선 오히려 지역주의가 기승하고 있다. 부산사람들은 모두 보수적이고 광주사람들은 진보적인가. 마치 부족 간의 다툼을 보는 것 같다.

솔트레이크 시티 동계올림픽에 대한 한국민의 반응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 올림픽에는 늘 비난과 비판이 뒤따랐다.

애틀랜타 올림픽은 상업성으로, LA 올림픽은 국수적인 성향으로 비난을 받았고 서울 올림픽도 예외는 아니었다.

유럽에서는 서울올림픽하면 불공정한 판정만 기억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 그래서 외부에 비쳐지고 있는 한국의 부정적 이미지를 지적하고, 고쳤으면 하는 것이다.

/ 스벤 울로프 울손·스웨덴인·한국외대 스칸디나비아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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