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의 고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1일 서울 한국체육진흥회관 문화관에는 태권도, 유도, 합기도 등 각종 무술 유단자 70명이 자웅을 겨루기위해 속속 도착했다.
이들이 보유한 단수만 합치면 무려 390여단이다. 이 중 양용주(군인ㆍ31)씨는 우슈 4단, 태권도 4단, 격투기 4단 등 6개 무술에 걸쳐 보유한 단수가 22단으로 최고의 단수를 자랑했다.
그런데 이들이 온 것은 무술 대결이 아니라 연기 대결을 펼치기 위해서이다.
이날 자리는 영화사 드림써치가 일본과 전세계의 무도계를 주먹 하나로 평정한 전설의 무술인 최배달(본명 최영의)의 일대기를 그린 방학기 원작의 만화 ‘바람의 파이터’ 영화화를 위해 출연배우를 뽑는 본선 오디션이다.
한마디로 ‘한국의 이소룡’을 찾자는 것. 응모한 1,500여명 중 서류심사를 거쳐 선발된 320명이 지난달 23, 24일 예선을 거치며 70명으로 줄었다.
참가자들은 직업군인에서 학생까지 다양하며 대개 20~30대였다.
영화감독을 맡은 양윤호씨는 “스턴트맨을 쓸 수 있지만 영화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오디션을 통해 무술하는 연기자를 선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본선 참가자들은 3분에 걸쳐 무술시범, 지정 및 자유연기를 선보였다.
본선에서 나무 인형을 가격하는 영춘권을 선보여 33명의 최종 합격자 명단에 오른 이한길(32)씨는 ‘비천무’ ‘신라의 달밤’ 등에서 단역과 조연으로 나왔던 공채탤런트 출신.
태권도 3단, 검도 6단, 합기도 4단의 보유자여서 최배달역을 은근히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뽑히지 않았다. “영화에 출연하는 것으로 위로를 삼겠다”고 했다.
이번 오디션에선 최배달 역을 맡을 주인공을 끝내 찾지 못했다.
무술과 연기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외모가 최배달의 분위기에 맞는 사람이 없어 주연은 앞으로 기존 배우에서 찾을 것이라고 드림써치 측은 밝혔다.
본선에서 선발된 33명은 조연 등으로 기용된다. ‘바람의 파이터’는 5월 중순 촬영을 시작해 내년 설날에 개봉할 예정이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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