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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송한 '김성환의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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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송한 '김성환의 돈'

입력
2002.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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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업(金弘業) 아태재단 부이사장의 친구 김성환(金盛煥ㆍ전 서울음악방송 사장)씨의 차명계좌 거래를 둘러싼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특검팀은 18일 김씨의 차명계좌에서 수억원대의 새로운 자금거래 흔적을 포착했다. 자금거래 상대는 인테리어 업체인 H사. H사는 2000년 6월 아태재단 신축공사를 수주했던 기업이다. 때문에 문제의 자금거래를 놓고 김씨가 H사가 사업자로 선정되는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아 아태재단에 전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검팀은 “H사와 김씨간의 돈 거래가 발견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 돈이 아태재단이나 김 부이사장에게 전달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돈의 흐름과 관련, H사로부터 김씨에 흘러갔는지 아니면 김씨에게서 H사로 들어갔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H사측은 김씨와의 금전거래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 “공사대금 69억원을 다 받았으며 김성환씨는 전혀 알지 못한다”며 리베이트 제공설을 강력 부인했다.

아태재단 관계자도 “지난해 12월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아 김씨에게 돈을 빌려 공사잔금 5억원을 결제한 적이 있다”며 “이때 김씨에게서 빌린 돈의 일부가 들어갔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돈을 김 부이사장이 빌려 이를 시공비 결제대금으로 사용했을 수 있다는 주장으로 앞서 퇴직금 지급을 위해 빌렸다는 1억원 처럼 아태재단의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아 친구인 김씨에게서 변통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같은 설명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드러난 김씨와 아태재단과의 금전거래만 수억원에 달하는데 아무리 친한 친구 사이라 하더라도 차용증 한 장 쓰지 않고 이만한 금액을 빌려 준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김씨 차명계좌의 자금 중 상당부분이 아태재단의 비자금이라는 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 고흥길(高興吉) 의원은 이와 관련, 15일 국회에서 “김씨가 위성채널 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각종 이권과 건설사업 등에 개입해 정치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또 다른 한나라당 관계자는 “김씨가 관리하는 회사가 아태재단의 비자금 세탁에 관련됐다는 제보가 있다” 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김씨 차명계좌 자금거래가 일단 특검 수사 범위에서 벗어난다고 보고 수사기간이 끝나는 대로 검찰에 이첩할 계획이다.

그러나 김씨가 아태재단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사태는 ‘아태재단 게이트’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검찰수사에서 김씨의 차명계좌는 또다른 뇌관이 될 전망이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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