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 사는 명문여대 재학생이 납치된 지 10일 만에 수도권 지역 야산에서 참혹한 피살체로 발견됐다. 경찰 조사결과 이 여학생은 온 몸이 묶인 상태에서 공기총 근접사격으로 머리에 6발이나 맞고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사건 경위
6일 오전 5시35분께 하모(21·모대 법학 4)씨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모 아파트 집을 나서다 아파트 입구에서 20대 남자로 보이는 2명에게 납치된 장면이 폐쇄회로 TV에 잡혔다.
가족은 하씨가 돌아오지 않자 7일 서울 경남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했다. 하씨는 16일 오전 9시께 경기 하남시 배알미동 검단산 중턱 등산로에서 숨진 채로 등산객에 발견됐다.
■시신 상태
발견 당시 하씨는 손, 발이 테이프와 빨래줄에 묶여 있었으며 눈과 입도 테이프로 가려진 상태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결과 하씨는 머리에 공기총 6발을 맞아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부검을 맡은 국과수 김유훈 집도의는 “하씨의 머리 안에서 공기총 납탄 2발과 파편이 다수 발견되고 눈 귀 등에 납탄이 관통한 흔적들이 있었다”며 “범인이 근접거리에서 하씨의 머리와 얼굴을 향해 연속적으로 공기총을 쏴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수사
경찰은 하씨가 새벽에 “나오라”는 연락을 받고 순순히 집을 나섰던 점, 납치 후 일체의 협박전화가 없었고, 범행수법이 극히 잔인한 점 등으로 미루어 면식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주변인물 등을 중심으로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납치 경위나 살해 형태로 보아 하씨와 원한관계에 있는 사람에 의한 직접 범행이거나, 청부 살인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하씨가 최근 주변 기혼남의 장모로부터 불륜을 의심받아 협박을 당하기도 하는 등 남자문제로 크게 고민해 온 정황을 확보, 이 부분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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