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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테마 10제] (1)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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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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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사들이 추정하는 한국 축구팀의 2002년 월드컵 우승 확률은 1.5%다. 확률이 가장 높은 아르헨티나(25%)에 비해 초라하기 그지 없다.16강 진출여부 조차 불안하고 보면 월드컵은 ‘축구 강국들만의 잔치’라는 푸념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눈을 돌려 실물 경제에 안겨줄 선물을 생각하면 결코 밑지는 장사는 아니다.

특히 역대 월드컵 개최국들의 주가가 경기 개최시점을 전후해 크게 올랐다는 점 때문에 증시는 벌써부터 ‘월드컵 특수’로 들떠있다.

‘지금까지 날린 돈을 월드컵 전에 만회할 수 있을 것 같다’‘월드컵 때 지수 1,000돌파한다’는 등 요즘 투자자들의 얘기에는 어김없이 월드컵이 끼어있고 증권사 영업점마다 ‘월드컵 랠리(대세 상승)’를 노래부른다.

월드컵이 정말 ‘축구장 밖 대박’꿈을 키워줄까. 시장 전문가들은 “월드컵의 생산유발 효과와 경기회복 시점과 맞물려 증시가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월드컵 개최에 따른 투자심리 호전에다 실물경제 호전이 뒷받침되고 있어 최근의 높은 주가상승 부담에도 불구하고 도약 모멘텀이 월드컵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울증권 김장환 연구원은 “역대 월드컵 때마다 주최국의 경제는 최대의 호황을 누렸고 주가도 크게 상승했다”며 “88년 서울 올림픽 때도 경기회복이 앞당겨지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과거 개최국 주가상승 1998년 월드컵을 열었던 프랑스의 경우 파리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이자 40개 우량 대형주를 대상으로 하는 CAC40 지수가 개최 1년전 2,600선이었던 것이 전 개최 시점엔 4,200선을 넘어 무려 6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한달 간의 대회기간 중에 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하며 38.5% 추가 상승했다.

파리 증시는 월드컵 이후 2개월 반 가까이 30% 정도의 조정을 겪었는데 이는 아시아 금융위기 등 외부 변수에 의한 것으로 중기적으로는 월드컵 이후 1년 반 동안 98년 초의 저점 대비 108%라는 놀라운 상승률을 시현해 ‘월드컵 효과’를 입증해 보였다.

스페인도 월드컵 개최 시점인 82년 7월 주가가 1년 전보다 30% 이상 급등했으며 90년 이탈리아(22.35%)와 94년 미국(22.74%)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들 4나라의 대회 개최시점 지수 평균 등락률은 개최 1년 전에 비해 평균 29.82% 상승했고 또 월드컵 개최 1년 후에는 개최 시점에 비해 13.13%가 올랐다.

이밖에 국가 전체와 기업들의 대외적 이미지가 크게 좋아지고, 관광·레저와 스포츠마케팅 산업이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맞는 등 계량화가 힘든 긍정적 효과도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교보증권 최성호 연구원은 “경제적 효과 외에도 국가적인 이벤트를 앞둔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호전과 외국인의 한국 시장 재평가로 인해 주가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고 1100선까지

월드컵 랠리에 대해선 외국계 증권사들이 더 적극적이다. 최근 메릴린치증권은 종합주가지수가 내년 상반기까지 1100선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드컵 개최(5월31일) 직전에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후, 하반기에는 대선 향방등에 따른 부담으로 쉬어가는 모습을 보이다가 새 정권이 들어서는 내년 초부터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란 시나리오다.

메릴린치증권 이원기 상무는 “월드컵을 계기로 서울 증시는 네 자리수 주가 시대를 다시 열 수 있는 기회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살로먼스미스바니(SSB)증권도 지난달 “월드컵이 열리는 5~6월 중 지수가 1080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고 UBS워버그증권은 연내 최고 주가를 900선으로 잡고 있다.

▼월드컵 후 조정국면

그러나 경기 회복기에 월드컵 개최가 예정돼 있는 우리나라 상황은 94년 미국 및 98년 프랑스와 비슷해 월드컵 개최 이후 주가가 하락하며 조정국면에 들어설 확률도 높다.

삼성증권 김승식 연구원은 “상승 촉매 작용을 했던 월드컵 효과가 사라지면서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으며 6월 지자제 선거와 12월 대선을 앞두고 선거 불확실성이 높아져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전환하는 패턴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정부와 기업이 월드컵 이후에도 국내경제 및 경기의 조절에 성공해야 주가가 상승행진을 해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관광·레저·유통 최대수혜

관광ㆍ레저ㆍ유통 등 월드컵 관련주들은 지난해 12월 월드컵 조 추첨과 올 초 D-100일을 전후해 주가가 한 단계 레벨업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호텔신라와 하나투어, 현대백화점과 신세계, 롯데칠성과 하이트맥주 빙그레 등 관광ㆍ유통ㆍ식음료 주가들이 많이 올랐다.

하지만 월드컵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서 이들은 다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프랑스 월드컵 때 서비스업종의 상승이 돋보였다.

SBS YTN 일간스포츠 등 방송ㆍ미디어와 제일기획 LG애드 오리콤 등 광고회사들도 광고물량 증가로 인해 매출이 크게 늘어나리라는 분석이다.

인터파크와 대영에이브이 한국컴퓨터 등 월드컵 입장권이나 축구 복표관련 업체들도 대표적인 월드컵 수혜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축구붐이 크게 일어날 경우 축구용품이나 월드컵 기념품을 판매하는 업체들도 매출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월드컵에서 FIFA공식 후원업체로 선정된 KT와 현대차, 월드컵조직위원회 공식 후원업체인 국민은행·현대해상화재ㆍ포철도 전세계적인 광고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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