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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산책] 1970년 멕시코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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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산책] 1970년 멕시코대회

입력
2002.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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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저명한 축구평론가 우시키 소키치로(효고대) 교수는 1970년 멕시코 월드컵이야말로 20세기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가장 멋진 스포츠 이벤트였다고 말한다. 기자 역시 동감이다.70년 멕시코 월드컵이 최고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펠레 덕분이었다. 폭력이 만발한 66년 잉글랜드 대회서 상대 수비수의 거친 반칙에 2게임 밖에 뛰지 못한 펠레는 “다시는 월드컵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국제축구연맹(FIFA)은 대회전 월드컵에서 폭력추방을 약속했고, 사상 처음 경고와 퇴장제도를 도입해 멋진 기술축구가 만개할 수 있었던 것이다.

브라질은 체코 잉글랜드 루마니아와 함께 죽음의 조에 속했다. 그러나 브라질엔 리벨리노, 자일징요 외에도 펠레가 있었다.

펠레는 체코와의 1차전서 역전골을 터뜨렸고, 잉글랜드와의 2차전서 자일징요의 골을 절묘하게 어시스트했다.

또 이탈리아와의 결승서는 2골을 연출, 팀의 4_1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3회 우승, 줄리메컵을 영구 소유하게 된 브라질의 예술축구가 만개한 순간 펠레는 ‘축구의 황제’로 등극했다.

월드컵 결승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팀이 승리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다. 58년 스웨덴 대회서 우승, 대회 개최 대륙의 국가가 우승한다는 징크스를 깬 브라질은 이로써 또 한번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이 대회는 또 심판진의 빼어난 경기운영도 돋보였고 단 한명의 퇴장자도 나오지 않아 가장 깨끗한 월드컵으로 불리고 있다.

한편 이 대회 지역 예선을 치르면서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의 ‘축구전쟁’이 발생했다. 1승1패를 기록한 두 팀은 제 3국인 멕시코에서 3차전을 벌였는데 연장전 끝에 엘살바도르가 3_2로 승리했다.

이에 온두라스는 단교를 선언하고 공격을 개시했다. UN의 중재로 전쟁은 곧 끝났으나 실로 어처구니 없는 사태였다.

그러나 당시 전쟁의 원인은 축구때문이 아니라 두 나라 국민감정에 기인한 것이었다. 온두라스에 불법 입국한 수십만의 엘살바도르 농민들이 경제적으로 성공을 거두었지만 1969년 농지개혁을 실시한 온두라스 정부에 의해 추방되었다.

이 사건은 엘살바도르 국민들의 분개를 샀고, 결국 월드컵을 계기로 전쟁까지 이어진 것이다.

유승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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