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때 작곡발표회를 했던 신동이 청년 피아니스트가 되어 돌아와 국내 데뷔한다.21, 22일 KBS교향악단과 협연하는 유영욱(25)씨다. 중2 때인 1991년 미국 유학을 떠나 줄리어드음대를 졸업하고 미국 중심으로 활동해온 그는 이번 무대에서 박은성의 지휘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을 연주한다.
1998년 스페인 ‘팔로마 오세아 산탄데르’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다. 심사위원 만장일치였다.
4만 달러라는 거액의 상금과 그랜드 피아노, 수많은 연주 기회가 주어지는 이 대회를 계기로 그의 무대 인생이 활짝 꽃피기 시작했다.
프랑스 국립교향악단, 상트 페테르부르크 심포니, 바르셀로나 심포니 등과 협연했고, 런던 위그모어 홀, 워싱턴 케네디 센터, 파리 유네스코 센터, 취리히 톤 할레 등에서 연주했다.
소년 같은 표정과 차분한 말솜씨를 지닌 이 청년은 “음악은 종교”라고 생각한다.
“연주자는 예술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청중에 전한다는 점에서 선교사와 비슷하죠. 연주는 우주와 하나 되는 것 같은 일종의 종교적 체험을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
피아노에 몰두하느라 작곡은 잠시 접었다. 좀 더 연륜이 쌓이고 자신만의 음악 색깔과 목소리를 찾은 뒤 다시 하고 싶다고 한다.
요즘 관심사는 베토벤, 브람스 등의 독일 음악. “쉽게 드러나지 않는 깊은 감동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외형적 화려함보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쇼펜하우어를 좋아하는 책벌레로 언젠가 철학소설을 쓰고 싶고, 지휘도 하고 싶다는 젊은이다. 그의 행보를 눈여겨 보자. 21일 KBS홀, 22일 예술의전당 오후 7시30분.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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