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마에 오른 이태현(26ㆍ현대)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이태현은 장사의 눈물에 대한 변을 “오랜 부상과 부진의 터널을 빠져나온 나 자신에 대해 대견스러운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이태현이 시즌 첫 지역장사 대회에서 백두장사와 지역장사를 한꺼번에 휩쓸어 제2의 전성기를 예고했다.
이태현은 17일 경기 용인시 명지대체육관에서 열린 2002 세라젬배 용인장사씨름대회 장사결정전에서 지난 해 천하장사 황규연(신창)을 3_1로 누르고 15일 백두장사에 이어 용인장사 타이틀까지 석권했다.
1999년 5월 삼척대회 이후 2년10개월만의 지역장사 복귀이다. 이로써 지역장사와 백두장사 정상에 각각 12차례씩 오른 이태현은 번외대회까지 합쳐 개인통산 30번째 꽃가마에 탔다.
2000년 천하장사 등 ‘모래판의 황태자’로 군림해온 이태현은 지난 해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각종 대회서 6차례나 준우승에 머물렀다가 이번 용인대회 백두급서 1년 3개월만에 타이틀을 거머쥐어 무관의 한을 씻었다.
준우승 징크스에서 벗어나며 마음의 짐을 덜었던 탓일까. 이날 백웅규(LG)와 팀 동료 김동욱 등을 누르고 장사결정전에 오른 이태현은 잡치기, 들배지기, 안다리 등 화려한 기술을 마음껏 구사하며 절친한 친구이기도 한 황규연을 압도했다.
첫째판에서 우뢰와 같은 고함을 지르며 기습적인 잡치기로 황규연을 무너뜨렸던 이태현은 둘째판들어 들배지기 공격을 하다 안다리 역습을 당해 한 판을 내줬다.
1_1. 셋째판 시작신호가 울리자마자 들배지기로 다시 한 판을 따낸 이태현은 넷째판에서 안다리로 승부를 갈랐다.
15일 백두급 16강전에서 이태현에게 무너졌던 ‘골리앗’ 김영현(LG)은 이날도 한 수 아래로 평가되던 김동욱(현대)에게 1_2로 무릎을 꿇어 16강전에서 탈락하는 등 지난 해 말 징계 파동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편 전날 열린 한라급 결정전에서는 노장 김선창(31ㆍ신창)이 화려한 기술을 앞세워 모제욱(LG)을 3_1로 누르고 2년5개월만에 타이틀을 허리에 둘렀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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