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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척추골절이 엉덩이뼈 골절보다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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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척추골절이 엉덩이뼈 골절보다 위험

입력
2002.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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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학회서 기존 통념 뒤집어골다공증은 폐경, 노화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뼈가 얇아지고 약해지면서 조그마한 충격에도 쉽게 골절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보통 노화 현상으로 가볍게 여기지만, 사실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인 병이다.

최근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렸던 ‘릴리 국제 의학 학회’에서는 전세계 27개국의 골다공증 전문의들이 모여 골다공증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뒤집는 새로운 연구 결과들을 내놓았다.

■척추골절이 더 위험

‘척추골절의 중요성’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한 미국UCLA 의대 로빈 도르 교수는 “지금까지 골다공증이 위험하다고 의사들이 주장해온 이유는 고관절(엉덩이 뼈) 때문이었다.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1년 이내에 환자의 30%가 사망하고 50%는 평생 자리보전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근거를 둔 이야기이지만 사실 척추(허리뼈)골절이 더욱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제까지 골다공증은 고관절 골절의 위험성만 주로 강조돼 왔을 뿐, 척추골절은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아 전문가들의 관심분야가 아니었다.

척추골절은 골다공증으로 푸석푸석해진 척추가 넘어지거나 부딪치면서 골절을 일으켜 깡통이 찌그러지듯 납작해지는 상태를 말하는데 허리가 꼬부라지는 것이 대표적 증상이다.

척추골절은 별다른 통증 없이 뼈만 굽는 병으로 가볍게 다루어왔던 지금까지의 견해와는 크게 다른 것이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의 존 멜턴 박사 역시 척추골절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볼 때 너무 과소 평가돼 있다고 밝혔다.

최근 820명을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를 바탕으로, 그는 “한 개의 척추골절이 생기면 그 이후 골절이 계속 발생할 확률이 12.6배나 높아지고 고관절 골절로 발전할 가능성도 2.3배나 증가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또 척추골절은 만성적인 요통 및 폐기능의 감소, 식욕 감퇴, 수면 장애, 위ㆍ장의 기능 저하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지적됐다.

그는 “통증을 동반한 척추골절로 인한 사망률은 고관절 골절에 의한 사망률보다 1.4배나 더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고관절 골절에 의한 직접적인 사망률만을 위험시하던 지금까지의 골다공증 접근법을 뒤집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회에 참가한 삼성제일병원 내분비내과 한인권 교수는 “그동안 골다공증에 걸린 사람들은 고관절 골절만 조심하면 된다고 알려져 왔는데, 이번 발표로 척추골절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골밀도가 높을수록 골절 위험?

한편 골다공증은 골밀도가 낮아져 발생하는 질병이라 골밀도를 높이는 것이 최상의 치료법이라고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 학회에서는 이와는 다른 의견이 발표됐다.

워싱턴대 의대 C H. 체스넛 교수와 에팅거 교수 등은 “골밀도가 증가한 만큼 골절을 예방하지는 못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A라는 약물을 3년간 복용해 골밀도가 8% 증가한 사람과 B라는 약물을 역시 3년간 복용해 골밀도가 4% 증가한 사람 모두 50%의 골절위험 감소효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결과로 미루어 약물로 골다공증을 치료하거나 예방할 때 골량(骨量) 증가만이 최선이 아니며 골의 질(質)을 개선하는 것이 골절 예방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구파티마병원 내과 김의현 과장은 “골다공증 치료에 있어서 지금까지는 골밀도 증가만을 중요한 지표로 생각했는데, 앞으로는 골밀도의 증가뿐만 골의 질 문제도 중요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방과 치료제는

골다공증을 예방하려면 식생활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칼슘과 비타민 D가 많이 함유된 우유, 치즈 같은 유제품과 간, 달걀, 등푸른 생선 등을 많이 먹는 게 좋다.

굴과 조개, 멸치, 두부 등도 골다공증 예방에 좋은 음식이다. 또 걷기, 조깅, 등산 같은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반면 심한 다이어트나 흡연 등은 골다공증 최대의 적이므로 삼가야 한다.

골다공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진단이 어려운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폐경기의 여성이나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에는 1~2년 간격으로 골밀도 검사로 골다공증 여부를 검사하는 것이 좋다.

특히 저체중이거나 폐경 후 골절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연령이나 체중과 무관하게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므로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결과 골밀도가 낮다는 진단이 나오면 식생활 변화만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므로 약물 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치료 약물로는 뼈가 녹는 것을 억제시키는 제제인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알렌드로네이트, 랄록시펜, 칼시토닌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릴리의 에비스타(랄록시펜제제)나 MSD의 포사맥스(알렌드로네이트제제)가 최근 가장 많이 쓰이는 약물이다.

포사맥스는 뼈를 녹이는 파골(破骨)세포의 증식을 억제해 골밀도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고, 에비스타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몸에 선택적으로 흡수시킴으로써 유방암과 자궁암의 위험을 낮추면서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약물이다.

최근에는 골 형성을 증가시키는 제제도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데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약은 릴리의 PTH다.

아직 개발이 진행중인 PTH는 부갑상선 호르몬제로 남성에게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골밀도 증가 효과는 지금까지 사용돼 왔던 어느 약제보다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올 상반기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디애나폴리스(미국)=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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