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부총재단이 자민련 소속 이원종(李元鐘) 충북지사 집무실을 찾아가 입당을 재촉한 사건으로 이미 경계 신호가 켜진 양당 관계에 적신호가 켜졌다.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15일 마포당사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주재,“정치사에 있을 수 없는 터무니없고 천인공노할 짓”이라고 격하게 비난하면서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그는 이례적으로 자청한 기자간담회에서도 “이 총재가 사과하지 않고 이 따위 짓을 되풀이한다면모든 것을 다 벗어 던지고 이 총재가 대통령이 되지 못하도록 끌어 내리는 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그러고서도 분을 삭이지 못한 듯 “이런 사람이 집권하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되겠느냐, 난 이것만은 용서할 수 없다”고 얼굴을 붉혔다.
당직자들의 반응은 더욱 격했다. ‘정치윤락을 강요한 정치깡패의 행태’, ‘백주의 당적강탈 기도사건’ 등 원색 비난이 잇따랐다.
자민련의 격렬한 반응은 한나라당의 돌출 행동이 정치 도의에서 벗어났기 때문이지만 탈당쪽으로 기운 이 지사에 대한 불만과 압박의 표출이기도 하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형식과 시기 모두 좋지 않았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한 당직자는 “이 지사 입당이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발등의 불은 아니다”며 “측근 3인방으로 몰리는 사람들까지 찾아갔다니 당 지도부가 그 정도의 정치적 판단도 못하고 긁어 부스럼을 만드느냐”고 비난했다.
그러면서도 한나라당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는 판단에서 공식적으로는 JP의 요구를 일축하는 태도를 보였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공식 논평에서 “이 지사는 원래 우리 당 사람으로 친정 식구들이 이 지사를 찾아가 함께 일하자고 권유한 것일 뿐”이라며 “JP가 평상심을 잃었다”고 반박했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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