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측은 15일 “김덕룡(金德龍), 홍사덕(洪思德) 의원이 탈당 수순을 밟는 것으로는 보지 않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대화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이 총재는 이번 주말 당내 여론을 두루 수렴한 후 다음주 두 의원과의 면담을 포함한 사태 수습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전날 두 의원이 회동을 거부한 만큼 잠시 냉각기를 가진 뒤 다시 설득을 위한 대화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한 특보는 “김 의원의 회동 거부는 탈당보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이탈 세력 출현여부를 지켜보기 위한 시간 벌기의 성격이 짙다”며 “따라서 김 의원은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대화에 응해 잔류할 수도 있다”고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반면 도대체 무슨 카드로 두 의원을 주저앉힐 것이냐는 물음에는 “두고 보자”는 대답 일색이다. 그만큼 선택 폭이 좁다.
이 총재는 이날 경기 부천 원미을 지구당 정기대회에서 “대선이라는 사슴을 쫓는 사냥꾼이 언저리의 토끼에 한 눈을 팔 수는 없다”고 말해 저자세의 타협은 있을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최대 쟁점인 대선전 집단지도체제 도입 문제에 대해서도 여전히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백번 양보해 이 총재가 결단을 내려도 대다수 반대론자 때문에 집단지도체제 조기 도입안이 당무회의를 통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히려 이 총재측의 신경은 ‘측근 정치’ 문제에 쏠려 있다. 지도체제 논란은 일부 비주류에 국한된 것이지만, 총재 주변의 인적 쇄신에 대한 당내 공감대는 훨씬 두텁다는 인식이다.
그래도 선출직 부총재인 해당 인사들의 진퇴문제를 함부로 처리할 수는 없다는 게 요즘 이 총재의 고민이다.
이 총재와 김, 홍 의원의 시선이 완연히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양측의 극적 타협가능성을 높게 점치기는 어렵다.
다만 “진솔한 대화로 신뢰를 회복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밝힌 이 총재의 물밑 정치력에 마지막 기대가 걸려 있다.
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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