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25명 가운데는 ‘꽃제비’(어린이 거지)로 불리는 10대 고아 소녀 2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국내 탈북자 지원 단체 관계자인 이모 목사에 따르면 함북 함흥, 회령 출신인 이들은 질병 등으로 부모를 잃고 각각 1999년, 2001년 북한을 탈출, 중국 일대서 구걸 등을 해오다 한 단체의 도움으로 탈북 대열에 동참하게 됐다.
함흥 출신인 김 향(16ㆍ가명)양은 96년 부모가 장염 등으로 숨진 뒤 세 살 아래 남동생과 함께 먹을 것을 찾아 혜산 등지서 유랑 생활을 해오다 자신도 모르게 국경을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경 부근에서 날감자를 훔쳐먹고 얼어붙은 두만강 위에서 뛰어 놀다 국경을 넘게 됐다는 게 관련자들의 얘기다.
2년 동안 중국을 떠돌며 공안 등에 쫓기다 동생과도 헤어지게 된 김양은 중국 내 탈북자 지원단체 관계자에게 발견돼 이번에 자유의 땅을 밟게 됐다.
리송애(16)양은 어머니가 97년 가출하고 이듬해 광부로 일해온 아버지가 숨지자 99년 4월 두 살 아래 남동생과 함께 탈북을 감행했다.
국경 인근에서 꽃제비 생활을 해온 리양은 하지만 지난해 1월 중국 공안에 적발돼 강제 송환됐고, 노역장에서 한 달여간 강제노동에 시달리는 등 곤욕을 치러야 했다.
강제노역을 견디다 못한 리양은 그 해 2월 동생을 남겨둔 채 재탈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목사는 “이들 두 꽃제비는 이번에 탈북을 지원한 한 단체가 지난해부터 보호해오다 탈출 대열에 합류시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고찬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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