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룡·홍사덕 탈당說 '異夢'

최근의 한나라당 내분 사태와 관련, 보조를 맞추는 듯하던 김덕룡 홍사덕 의원이 15일 미세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겉 모습만 보면 두 의원은 한 배를 타고 있다. 집단지도체제의 즉각 도입 등 이회창 총재에 대한 요구 사항도 같고, 14일에는 “지금은 만날 필요가 없다”며 결별 수순을 함께 밟는 듯한 모습까지 보였다.

그러나 홍 의원은 이날 김 의원과의 동반 탈당설이 나도는 데 대해 “그 쪽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신뢰 회복”이라고도 말했다. 한 측근은 “서둘러 언론에 전날 성명의 진의를 설명한 이유를 헤아려 달라”고 말했다.

김 의원측도 홍 의원의 이날 발언에 대해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두 의원의 이런 미묘한 엇갈림은 서로 다른 처지와 맞닿아 있다. 지역구 의원인 김 의원과는 달리 홍 의원은 탈당과 동시에 전국구 의원직을 내 놓아야 한다.

김 의원은 수시로 이 총재에 예각을 세웠지만 홍 의원은 2년 이상 이 총재와의 인간관계에 공을 들였다.

김의원에 대해서는 “창업 공신인 만큼 배려해야 한다”는 호의적 분위기가 아직 남은 반면 홍 의원에 대해서는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는 시큰둥한 반응이 주조인 당내 여론의 차이도 은연중에 작용하고 있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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