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개 대학의 2003학년도 전형계획이 발표된 이후 벌어지고 있는 혼란상은 생각보다 심각하다.교차지원이 까다로워짐에 따라 인문계열 수능시험을 준비해 온 치ㆍ의대와 한의대 진학 희망자들이 전과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입시학원의 경우 상위권 재수생들을 중심으로 이런 현상이 특히 심하고, 일부 고교에서도 어쩔 수 없이 학급을 새로 편성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 대학이 교차지원을 없애거나 지원조건을 강화한 것은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 이과대학에 가려는 학생들에게 인문계 수능을 치를 수 있게 한 것은 잘못된 일이었다. 편법을 가르치는 제도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의 제도 변경은 자연계 기피와 이에 따른 기초과학의 고사현상을 일부나마 바로잡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연계열 수능응시자를 우선선발하거나 가산점을 주기로 한 것도 그런 취지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학급 편성이 모두 끝난 시점에서 중요한 제도가 크게 변하니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혼란스럽고 고통스럽다.
특히 가장 관심을 끄는 서울대 입시안은 발표도 되지 않았다. 모집단위 조정문제에 대한 단과대 간 이견과 교육부와의 이견 때문에 발표는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교육부가 서울대의 모집단위 세분화방안이 두뇌한국(BK)21 자금지원 당시의 약속과 다르다고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입시안 지연에 따른 수험생들의 피해는 가중된다.
대학과 교육부는 입시제도를 다룰 때 학부모의 심정이 되어야 한다. 분명한 원칙을 세워 1년 후의 입시제도를 미리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 혼란을 줄일 수 있다.
교육부는 교차지원에 관한 제도 변경으로 이공계 사교육시장의 과열이 우려되는 점도 관심있게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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