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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서구는 인도를 어떻게 더럽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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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서구는 인도를 어떻게 더럽혔나

입력
2002.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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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비타 / 2000년 佛역사소설상 수상2000년 프랑스 역사소설상 수상작인 ‘쇼비타’(전2권ㆍ해나무 발행)가 번역 출간됐다. 소설가 에릭 데쇼와 출판인 장 클로드 라테스가 공동 집필한 독특한 방식으로 프랑스에서 큰 화제가 된 작품이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15세기 말 인도 남서부 케랄라 지방의 사회상은 아직까지도 역사학계에서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은 비밀스런 시간과 공간이다.

바스코 다 가마가 이끄는 포르투갈 함대가 인도에 닻을 내린 때다. 서양 문명과 처음으로 닿았던 그 순간 인도의 운명은 바뀌었다. ‘쇼비타’는 이 시기를 전후한 인도의 역사를 훑는다.

케랄라 지방의 캘리컷 왕국과 속국인 코친의 갈등이 깊어지던 차에 바다를 건너온 포르투갈인들이 인도 땅을 범했다.

캘리컷과 코친이 힘을 다투는 내우와 서양의 만행이라는 외환으로 인도는 더럽혀진다. 역사는 수많은 인간의 눈물 때문에 더욱 아프게 신음한다.

실연의 상처를 전쟁으로 분풀이하려는 군주, 미와 관능을 한껏 발산했지만 결국 신에 귀의하는 무희 쇼비타, 숨가쁜 위기의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시로 개종하는 장사꾼 사울 같은 사람들이 어두운 역사를 헤쳐나가야 했다.

소설 속 궁중의 서기관은 “진실이란 늘 숨겨져 있기 때문에 진실을 기록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며, 끝내 남는 것은 말 뿐”이라고 고백한다. 숨겨진 인도의 진실을 소설이 말하기 시작한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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