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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내분사태 갈수록 꼬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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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내분사태 갈수록 꼬인다

입력
2002.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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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내분 사태가 김덕룡(金德龍), 홍사덕(洪思德) 의원의 탈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두 의원은 14일 이회창(李會昌) 총재와의 만남을 공개 거부하고, 대선전 집단지도체제 도입 등을 거듭 촉구해 절충 여지를 사실상 없앴다.

이들은 공동 성명에서 “모든 문제가 이 총재의 독선에서 비롯됐다”고 비난하고 “이 총재는 몇 사람의 흥정이나 협상의 산물이 아닌, 국민을 향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이 총재의 백지 투항을 요구한 셈이어서 탈당 결행에 앞선 명분 쌓기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김 의원은 이날 여야 개혁파 중진이 참여한 ‘화해와 전진 포럼’에서 “한나라당에서는 내가 할 일이 없다”고 탈당 의사를 감추지 않았다.

현재로서 이 총재가 이들의 요구를 전격 수용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요구사항 자체가 가뜩이나 부담스러운데 이렇듯 일방적으로 밀리는 모양새는 더더욱 있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는 이날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설득과 노력은 적극적으로 하되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며 집단지도체제 조기 도입에 일단 거리를 두었다.

이번 주말 김, 홍 의원을 만난 후 다음주초까지 시간을 갖고 해법을 숙고한다는 방침도 두 의원의 회동거부로 선택폭이 극히 좁아졌다.

이날 당내 보수성향 의원의 집단 회견도 상황을 더욱 꼬이게 했다. 최병렬(崔秉烈) 김진재(金鎭載) 목요상(睦堯相) 의원 등 50명은 “5월 전당대회에서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고 집단지도체제 도입하라는 일부 중진의 요구는 당 공식 기구의 결정을 뒤엎는 것으로서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두 의원을 공박했다.

두 의원의 탈당은 일부 의원의 동반 탈당을 불러 이총재의 지도력에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김원웅(金元雄) 의원과 소장파 2~3명이 두 의원과 행동을 같이 할 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집단지도체제를 거론한 또 다른 세력인 ‘미래 연대’에 대한 설득도 한결 무거운 과제로 떠 올랐다. 이부영(李富榮) 부총재의 움직임도 눈길을 떼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이 총재의 사태 수습 행보는 급템포를 탈 공산이 크다. 분란의 핵이자 수습의 열쇠로 여겨져 온 김덕룡 의원의 탈당이 거의 굳어진 만큼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이르면 주내 쟁점 사안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과 ‘측근 정치’에 대한 시정, 일부 동요 의원에 대한 설득 작업이 가시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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