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과 평화' 갈림길 외교2단계 대 테러전을 위한 정지 작업을 서두르는 미국과 이를 저지하려는 아랍 각국이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딕 체니 부통령에 이어 14일 앤터니 지니 특사를 중동지역에 파견, 대 이라크 포위망 구축에 나섰다.
반면 아랍 각국은 걸프전 당시 적국이었던 이라크와의 관계정상화를 추진하는 한편 유럽과의 정상외교를 강화, 미 군사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미국의 대 이라크 포위망
조지 W 부시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솔직히 말해 이스라엘의 최근 행위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며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공격에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에 대한 공격의사를 더욱 분명히 하는 한편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양측에 지니 특사가 현지에 도착하는 대로 해결책을 이끌어낼 상황을 조성할 것을 촉구했다. 체니 부통령은 이날 홍해변 휴양도시 샤름 엘 셰이크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부시 대통령은 2개 주권국가의 평화 공존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언급은 미국이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책임을 추궁하는 정책에서 탈피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으로 아랍국가들에게 환심을 사기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결의안 1327호 채택에 앞장 선 것도 하는데 앞장선 것도 하루빨리 팔레스타인 분쟁을 종식시키고 대 이라크 공격에 전념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지금까지 미국은 팔레스타인 문제 결의안에 대해 번번이 거부권을 행사해왔다. 그러나 이 결의안은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의 청사진을 담고 있지 않아 궁극적인 해결책이라기보다는 정전결의안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이 아랍의 반발을 무마하기위한 고육지책이라는 것이다.
■ 아랍국가들의 반격
쿠웨이트 등 친미 국가들도 외교 자원을 총가동, 미국의 군사행동을 저지하기 위한 대회전을 벌이고 있다. 지리적으로 이라크와 팔레스타인 사이에 끼어 새 전쟁이 발발할 경우 큰 피해가 예상되는 요르단의 압둘라 국왕은 12일 체니부통령을 떠나보내자 마자 영국, 스페인, 미국 순방길에 나서 대 이라크 공격을 차단하기 위한 정상외교를 펼친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도 13일 체니의 방문을 맞아 “이라크의 주권과 영토 정체성을 보장하는 것이 지역 안정에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걸프전 당시 이라크의 침공을 받았던 쿠웨이트와 카타르 등은 이라크와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알 타니 카타르 외무장관은 “모든 아랍국가들은 궁극적으로는 이라크와의 완전한 관계 회복을 목표로 직접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며 “이라크는 쿠웨이트를 무력 점령했던 실수를 저질렀지만 그 실수는 이제 과거얘기”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라크와 국교를 단절했던 레바논의 에밀 라후드 대통령도 13일 이브라힘 알 두리 이라크 부통령을 만나 미국의 공격에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이에 고무된 이라크는 아랍권과의 유대를 강화하며 미국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후세인 대통령은 집권 혁명사령부위원회(RCC) 에자트 이브라힘 부의장을 특사로 파견, 13일부터 아랍권을 돌며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김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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