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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25명 북경서 망명요청 / '25人의 거사' 獨의사가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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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25명 북경서 망명요청 / '25人의 거사' 獨의사가 도왔다

입력
2002.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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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구호단체 플렌처박사탈북자들의 전격적인 주중 스페인 대사관 진입이 성공한 14일 낮. 대사관 밖에는 금발의 한 독일인 의사가 몰려든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열심히 브리핑을 하고 있었다.

민간구호단체인 ‘카프아나무르’소속의 노르베르트 폴러첸 박사다. 그는 국제 사회에서 북한 인권 운동가로 잘 알려져 있는 인물로 이번 탈북자들의 망명 요청 사건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9년 7월부터 2000년 12월까지 1년 5개월 여 동안 북한에서 의료활동을 벌이다 북한 정부를 비방했다는 이유로 강제 추방된 그는 이후 북한의 실상을 폭로하는 강연과 수기집 발간 등 열정적인 북한인 돕기 활동을 벌여오고 있다.

1월에는 국제종교자유위원회에서 증언한 데 이어 최근에는 백악관ㆍ의회ㆍ국무부 등 미국의 유력 인사들을 폭넓게 접촉, 북한 인권 신장을 위한 국제적 노력을 촉구했다.

북한 문제에 대한 관심을 끌기 위해 지난해 1월에는 판문점을 통해 월북을 시도하다 붙잡혀 주한독일대사관으로 신병이 넘겨지기도 했다.

그는 탈북자들의 스페인 대사관 진입을 돕기 위해 지난 주말 워싱턴을 떠나 도쿄(東京), 서울을 거쳐 12일 베이징(北京)에 들어와 치밀한 계획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체류 당시 중화상을 입은 환자를 위해 자신의 허벅지 피부를 떼 이식수술을 하는 열성을 보여 북한으로부터 훈장을 받기도 했던 그는 자신의 노력을 의사 본연의 사명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는 이번 사건을 베를린 ‘철의 장막’ 붕괴 직전 서방 대사관에 동독인들이 망명 요청이 쇄도했던 것에 비유하면서 “그들은 25명을 막을 수 없으며, 앞으로 150명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폴러첸 박사가 소속된 카프아나무르는 베트남 전쟁 이후 1979년 인도적 지원과 의료지원 활동을 위해 설립된 국제 민간구호단체로 독일인들의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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