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지성적이며 가장 대중적인 불교잡지 ‘해인’이 창간 20돌을 맞아 웹진으로 발빠르게 새단장한다.해인 편집실은 총241호에 이르는 해인의 모든 내용을 4월말까지 웹진(www.haeinji.org) 형태로 옮기기로 결정하고 현재 2000년도분까지를 인터넷에 띄웠다.
1982년 3월 해인사 불교학생회의 8쪽짜리 회지로 시작된 해인은 지금도 40쪽 안팎의 적은 분량이지만 비신자들에게도 읽을 거리가 많은 불교 월간지로 소문나있다.
해인의 이름을 가장 널리 알려준 것은 2호부터 실린 성철 큰 스님의 법문.
포교부장이던 현장스님(대원사 스님)이 관광객들에게 불교를 알리고자 당시 해인사의 화제거리면서 만나보기 힘들던 성철 스님의 법문을 지상에 처음 공개한 것이다.
이 같은 해인의 기록은 성철 스님의 가르침을 기록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웹진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해인의 필자들은 주로 해인사 학인 스님이나 산내 암자에 머물고 있던 스님들. 까다로운 편집안목 덕분에 해인이 발굴한 필자 대부분은 불교계의 ‘스타’ 필자가 되었다.
93년 타계한 성철 스님의 시봉 시절 겪은 이야기를 최근 책으로 펴낸 원택 총무원 총무부장 스님, 차(茶) 문화의 대가 여연 스님, 불교환경연대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현응 스님, 고려대장경 연구소장 종림 스님이 모두 해인을 통해 필사로 떠올랐다.
여연 스님은 3년여간 해인 주간을 맡았고 원택 스님은 99년까지 13년여 동안 해인의 편집위원과 자문위원을 맡아 왔다. 원택 스님은 평소 공책에 정리했던 성철 스님의 법문을 쉽게 풀어 해인의 첫 장을 장식하기도 장식하기도 했다.
스님탐방 기사인 ‘호계삼소(虎溪三笑)’, 에세이 코너 ‘해우소(解憂所)’ 등 코너 이름만으로도 교계에 잘 알려져 있는 지면으로 꾸며져 있다.
최근 호계삼소에 실린 글을 모은 ‘봐라, 꽃이다’, 해우소 글을 모은 ‘현진 스님의 잼있는 이야기’가 단행본으로 나왔다.
또 해인에 실었던 글을 모아 여연 스님이 ‘비가 개인 뒤에 사원의 숲은 참으로 해맑다’, 현응 스님이 ‘깨달음의 역사’, 법연 스님이 ‘길에 나가 길을 묻는다’를 발간했다.
또한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소설가 최인호씨, 시인 정호승씨도 해인의 주요 필자일 정도로 해인의 편집정신은 열려있기도 하다. 판화가 이철수씨는 80년대 중반 6년여 동안 판화를 연재했다.
초대 편집장 현장 스님은 “더 많은 이들에게 부처님의 말씀을 전한다는 해인의 정신은 인터넷을 활용해서 더욱 크게 번져갈 수 있을 것”이라며 “잡지는 잡지대로 독자의 마음에 맞는 글들을 계속 내보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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