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지원을 통해 의ㆍ치대와 한의대 진학을 목표로 인문계열 수능시험을 준비해 온 고득점 재수생들이 대거 이과로 이동하고 있다.13일 발표된 2003학년도 입시요강에서 교차지원 요건이 강화한 데다, 의ㆍ치대 입학정원이 대폭 축소됐기 때문이다.
반면 의약계열을 지망하려는 상위권 문과반 고3 재학생들은 전과(轉科)에 따른 부담이 많아 사설입시학원으로 몰려들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학원가 움직임
서울 강남대성학원은 14일 오전 11개 문과반 수강생을 대상으로 전과 신청을 받은 결과 한 반에 5명 정도씩 총 60여명이 이과반으로 전환을 신청, 15일부터 반을 옮겨 수업을 실시키로 했다.
노량진 대성학원에서도 15개 문과반 중 한 반 2, 3명꼴로 이과반 전환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실장은 “전과를 희망하는 재수생은 인문계 수능을 보고 교차지원을 통해 의학계열에 진학하려는 상위권 학생들”이라며 “가산점이 4%이면 16점에 달해 복수지원 가능성을 감안하면 대부분 이과로 옮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종로학원의 경우 문과반 29개 중 한반 인원(50명)의 10%인 5명 내외, 모두 150여명이 전과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들 중 절반이상은 의약계열 지망자로 알려졌다.
고려학원과 제일학원 등 다른 대형학원들도 사정이 비슷하다.
■일선 고교 동향
대부분의 학교는 전과 희망자가 그리 많지 않고 새로 반 편성을 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서울 H고 등 일부 고교에서는 이달 말 새로운 반편성을 계획하는 등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상위권 학생이 몰려있는 외국어고의 경우 규정상 문과반만 편성돼 있는데다, 상당수 재학생이 인문계 수능을 치르고 교차 지원을 통해 의약계열에 진학해 왔다는 점에서 상당히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한영외고 3학년 담임 P교사는 “42명 정원인 우리 반에서 의ㆍ치대 진학을 원하는 학생이 5, 6명이 어쩔줄 몰라 하고 있다”면서 “일부 학생은 입시안이 미리 발표됐으면 전학이라도 갔을 것이라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전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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