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25명이 14일 베이징(北京)의 스페인 대사관에 진입, 한국행을 요구한 사건이 외교적으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우선 관련 당사국만도 남북한과 중국, 스페인 등이 복잡하게 얽히게 되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한국시간)직전 중국 경비병들을 밀치고 대사관 구내로 들어갔다고 한다.
이들은 영문으로 인쇄된 준비한 성명서를 통해 자신들이 한국으로 가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지원세력의 조력으로 사전에 치밀한 준비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작년 6월 장길수군 일가족 7명이 베이징 주재 유엔 사무소에 들어가 한국행을 성취한 이래 탈북자들이 집단으로 외국공관을 이용해서 한국행을 기도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인 셈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일본의 탈북자 지원단체인 ‘북한 난민을 위한 생명기금’ 등이 이들을 돕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먼저 이들이 난민지위를 부여 받아 안전하게 한국으로 올 수 있도록 정부가 외교노력을 다 해야 할 것으로 본다.
만약 이들이 북한으로 강제송환되게 되면 엄중한 처벌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물론 사정이 그렇게 녹록하지 만은 않을 줄 안다. 하지만 우리는 스페인이 현재 유럽연합(EU) 의장국으로서 특히 인권보호에 앞장서 온 국가임에 유념하고 있다.
영국에 치료차 갔던 칠레의 군부독재자 피노체트의 스페인 송환을 용기있게 요구했던 사실을 아울러 기억하고 있다.
중국정부의 입장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원만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관련 당사국들은 외교적인 노력을 다 해야 할 줄 안다.
우리는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이 관례대로 이 사건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기대한다.
다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들을 북한으로 강제송환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아울러 이들의 신병처리가 인도주의 정신에 입각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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