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은 정말 달라지고 있나. 히딩크 감독의 말대로 월드컵이 시작되는 6월초에는 체력과 전술적 조직력이 완성단계에 도달하게 되는 것일까.대표팀이 13일 밤 튀니지와의 원정평가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이 같은 의문이 축구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강한 체력으로 후반에 승부를 걸겠다”는 히딩크 감독의 전략도 먹혀들지 않았고 골결정력 부재, 공격의 단조로움 등 문제점은 여전했다.
■히딩크 감독의 말 바꾸기
히딩크 감독은 “전반적으로 조직력이 잘 다져져 가는 듯 해 만족한다. 체력훈련을 계속하고 있는데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만큼 5월까지 계속 지켜봐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 이용수 기술위원장 조차도 “오늘 경기는 이겼어야 했다. 그래야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라며 회의적인 표정을 지었다.
일부에선 히딩크 감독의 말 바꾸기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고 있다. 부임 후 지난 해 5월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지만 이후 12월께 전술의 윤곽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미뤘다.
또 올 3월부터 준비에 피치를 올리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경기내용에서 변화를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자신감 회복은 언제쯤
대표팀의 가장 큰 문제는 올들어 급격한 부진에 빠지면서 자신감을 상실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용수 위원장은 비겨야 할 경기를 지고 이길 수 있는 경기도 지거나 비기면서 부진이 만성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대표팀은 올해 90분 경기에서 단 1승도 못했다. 7전 1승2무4패의 전적중 1승은 승부차기(북중미 골드컵 멕시코전)에 의한 것이다.
■대표팀은 달라질 수 있을까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체력훈련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세 차례 평가전에서 모두 승리를 기대할 수 없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북중미 골드컵 직전 강도 높은 체력훈련으로 선수들의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왔고 이번 유럽 전지훈련 역시 체력훈련에 주안점을 둘 수 밖에 없어 좋은 경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표팀은 튀니지전에서 홍명보의 가세로 수비진의 패스 정확도가 다소 높아졌을 뿐 미드필드진과 포워드진의 유기적인 조직력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이영표 이천수 송종국 등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 됨으로써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한 축구인은 “히딩크 감독이 의미하는 체력훈련과 전술적 조직력의 구분을 잘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현재로선 믿을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난감해했다.
튀니스=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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