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25명이 중국 주재 스페인 대사관으로 피난한 사건은 지난해 6월의 장길수군가족 7명의 주중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사무실 피난 사건과 여러모로 비교된다.현재 남한에서 살고 있는 길수군 가족은 지난해 6월26일 기습적으로 베이징 UNHCR사무실로 들어가 농성을 시작했다.중국에서 오랜 유랑생활을 했던 길수군 가족은 당시 일본대북 인권단체 RENK의 도움을 받았으며 사전에 외국언론에 알리는 치밀함을 보였다.이번에도 일본 단체의 지원이 있었다.사건발새 직후 정부는 중국과 UNHCR에 ▲길수군 가족의 북한 송환반대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희망 정착지 결정 ▲길수군 가족의 난민지위 부여 등의 입장을 전달했다.
길수군 가족이 사건발생 4일 만에 필리핀을 거쳐 국내에 정착하기까지에는 중국측의 '특수상황'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정부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지 확정을 눈앞에 두고 올림픽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중국의 다급한 사정을 감안,속전속결식 교섭을 벌여 교섭 이틀째에 길수군 가족의 남한생활을 언질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당시 북한측이 공개적으로 대응하지도 않았던 점도 문제가 쉽게 풀리게 된 요인으로 작용했다.정부는 길수군 가족사건 당시 중국측이 난민지위협약에 가입해 있었지만 난민지위를 부여하는 구체적 절차를 규정한 국내 법규를 제정하지 않은 점을 우려했었다.일부 전문가들은 스페인이어서 지난해의 UNHCR보다 교섭력이 더 클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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