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5층짜리 미니 원룸 빌딩. 3~4평 규모에 화장실 정도만 갖춘 원룸 40여개 중 10여개가 두달째 텅 비어 있다.새학기를 맞아 신입생들이 북적일 법하지만 방을 찾는 학생도 뜸하다. 건물 주인 김모(45)씨는 “요 몇달새 월세를 15만원 정도 내렸는데, 더 내려야할 것 같다”며 울상을 지었다.
‘고시생의 메카’ 서울대 앞 신림동 고시촌에 빈방이 속출하고 있다. 대학가 월세가 계속 뛰고 있지만 신림동 고시촌의 월세는 지난해 말부터 폭락하는 이상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여름만해도 월 45만원이던 3.5평형 미니 원룸의 방세가 지금은 월 30만원 수준. 최근 사법고시 1차 시험이 끝나 고시생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면서 더 곤두박질하는 추세다.
빈방 속출과 월세 폭락은 고시생은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미니 원룸이 과잉 공급되고 있기 때문. 실제로 4~7층짜리 미니 원룸 빌딩이 지난 두해 동안 신림동 일대에 250여채나 들어섰다.
신림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IMF 이후 고시생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미니 원룸이 붐을 이루자 너도 나도 뛰어들면서 공급과잉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고시 준비생 손모(29)씨는 “곳곳에서 벌어지던 원룸 신축 공사로 신림동 고시촌이 대형 공사판을 방불케 하더니 결국 제살 갉아먹기가 됐다”며 비꼬았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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