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鄭夢憲ㆍ54)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이 대외활동을 재개한다. 정 회장은 28일 열리는 현대상선 주주총회에서 신임 등기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현대그룹 분열의 시발점이 된 2000년 3월 ‘왕자의 난’ 이후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 지 2년만이다.경영에 침묵해온 정 회장의 이사 복귀는 ‘직접 챙기기’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의 현대상선 지분율은 4.9%이나 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15.16%)의 최대 주주는 장모 김문희씨다. 따라서 정회장은 사실상의 오너로, 이번 이사 복귀는 경영 재개를 위한 장기포석이라는 해석이다.
회사측은 “이사직 복귀는 자구노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이사회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며 “이사선임과 경영복귀는 별개 문제로, 장철순 현 사장 체제는 물론 금강산 관광사업 불참 등 경영원칙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의 이사 선임을 계기로 현대그룹 12개 계열사의 자구노력은 가속 페달을 밟을 전망이다. 계열분리한 현대차, 현대중공업과 달리 현대그룹은 어려움을 지속하고 있다. 현대증권 등 금융3사의 해외매각은 난항 중이고, 현대아산은 정부(관광공사)지원 없이는 금강산 사업을 중단할 처지다.
현대상선도 자금난 해결을 위해 핵심사업인 자동차운송사업 부문의 해외매각에 들어갔다. 때문에 그룹이 부실을 모두 털어내고 소그룹만을 경영하는 모험을 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이태규기자
t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