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엔 50대가 발 디딜 틈이 없게 됐다(?)” 조흥은행 차기 행장으로 40대인 홍석주(洪錫柱ㆍ49) 상무가 내정되면서 금융계에 ‘세대교체 폭풍’이 몰아칠 조짐이다.행장이 원로급(60대)에서 은행권 최연소로 젊어져 ‘40대 기수론’의 중심이 된 조흥은행은 물론 여타 시중은행에서도 연쇄적인 경영진 물갈이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40대 첫 시중은행장이 된 하영구(河永求ㆍ49) 한미은행장이 외국계 은행 출신의 예외적 ‘젊은 피’였다면 홍 내정자는 ‘원조 조흥맨’으로 토종세력이어서 이번 행장 발탁이 다른 시중은행에도 인사쇄신의 거센 바람을 몰고 올 전망이다.
특히 환란 이후 선진금융 노하우를 지닌 외국계 젊은 전문가의 영입이 잇따르면서 ‘젊은 은행’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조흥은행의 경우 이미 이강륭(李康隆ㆍ59)ㆍ이완(李完ㆍ58) 부행장이 사의를 표명한 상태. 부행장으로 내정된 홍칠선(洪七善ㆍ56) 여신담당 상무와 감사를 제외한 임원 가운데 상무 3명이 50대이고, 부ㆍ실장 및 차장급 가운데 줄잡아 200~300명정도가 홍 내정자보다 나이가 많거나 입행이 빠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물론 행장보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무조건 물갈이 되어서는 안되지만, 그만큼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게 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한미은행 경우 지난해 하 행장 취임 후 50대 임원 6명이 옷을 벗었다. 현재 남아 있는 50대 임원은 모두 여신, 전산 등 특정분야 전문가들.
이번 주총에서 합병 이후 처음으로 대대적인 임원 인사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은행 역시 세대교체의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올해초 40대 초반의 이성규(李星圭ㆍ43) 부행장이 영입된 것도 경영진 물갈이의 신호탄으로 여겨지는 데다 김정태(金正泰) 행장 성격상 ‘튀는 발탁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이 최근 팀장급만 두고 나머지 직원들은 모두 팀원으로 하는 ‘직급파괴’ 방안을 검토 중인 것도 발탁인사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50대 임원이 특히 많은 한빛과 외환은행도 관심의 대상이다. 한국인 임원 모두가 50대인 외환은행은 김경림(金璟林ㆍ60) 행장이 물러나면서 후임으로 젊은 행장이 발탁될 경우 대대적인 인사 태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한빛 역시 행장과 감사를 제외한 10명 임원 가운데 9명이 1940년대생이어서 세대교체 바람이 상륙할 경우 엄청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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