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피트(39)는 할리우드의 손꼽히는 대표 미남 중의 하나. 조각처럼 생긴 키아누 리브스보다는 반항적이고 아웃사이더 이미지가 강하다. 그를 닮은 사람은 없는 것처럼 보였다.그런데 ‘스파이 게임(Spy Game)’에서 로버트 레드포드(65)와 나란히 걷는 모습을 보니 두 사람은 마치 아버지와 아들 같다.
브래드 피트가 쓴 잠자리테 선글라스는 80년대 로버트 래드포드가 썼던 바로 그 안경이다. 금발에 다소 각진 얼굴, 그리고 남성적 분위기.
‘스파이 게임’은 미국의 대표 미남 둘의 매력을 보여 주는데 주력했다.
30년간 CIA에서 근무하고 정년퇴임을 맞이한 뮈어(로버트 레드포드). 요원 톰 비숍(브래드 피트)이 중국의 한 감옥에서 여죄수를 탈주시키다 체포됐다는 긴급 연락을 받는다.
중국과 정상회담을 앞둔 정부는 비숍을 버린 카드로 간주해 다음날로 예정된 중국 당국의 그에 대한 사형집행을 눈감아 주려 한다.
뮈어에게 비숍은 자식과도 같은 존재. CIA 간부회의에 참석, 그에 대해 증언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비숍을 구하는 마지막 임무를 비밀리에 착수한다.
뮈어의 진술을 통해 구성된 비숍의 캐릭터는 타고난 스파이. 두 사람은 베트남전에서 장교와 병사로 만났고, 비숍의 두둑한 배짱을 알아본 뮈어는 그를 스파이로 키웠다.
이스라엘 첩보기관인 모사드 요원의 증언에서 빌어왔다는 스파이 양성과정, 즉 5분내 남모르는 사람의 집 발코니에 잠입하기, 뒤를 돌아보지 않고도 사람들의 동정 살피기, 첩자에게는 일체의 감정적 교류를 갖지 않기 등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나 비숍이 중국 감옥에 수감된 옛 연인을 위해 탈주극을 꾸몄다는 멜로식 설정이나 뮈어가 워싱턴에 앉아 중국 감옥에서 비숍을 탈주시키는데 성공시킨다는 설정 모두 억지스럽다.
브래드 피트의 팬이라면 극중 화자로 로버트 레드포드가 너무 자주 나와 실망스럽고, 레드포드 팬이라면 이제는 너무 늙어버린 그의 모습에 서글프다.
감독은 ‘탑건’ ‘크림슨 타이드’의 토니 스콧. 15일 개봉.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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