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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압설' 철저히 조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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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압설' 철저히 조사해야

입력
2002.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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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의 차세대 전투기(F-X) 기종 선정작업이 끊임없이 잡음과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평가기준의 돌연 변경에 이어 ‘라팔이 F-15K보다 우수했다’는 평가보고서가 유출돼 한바탕 난리를 치른 지 불과 일주일 밖에 안됐다.

이번에는 보고서 유출로 구속된 조주형 공군 대령이 “F-X사업의 총괄 책임자인 최동진 국방부 획득실장이 ‘F-15K에 불리한 내용은 빼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조 대령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에 맡긴 육성 녹음을 통해 미국 보잉사의 F-15K를 위한 ‘외압설’을 다시 한번 주장했다.

당사자인 최동진 획득실장을 비롯한 국방부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조 대령의 말을 반박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제 사태는 관련인들이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는 것으로 끝날 수 없게 됐다.

라팔의 제조사인 프랑스의 다소사는 “조 대령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국방부 주장은 조작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또 프랑스 정부가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친서를 보내오는가 하면 국방장관의 방한도 추진하는 등 관련 국가의 외교전이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F-X사업을 둘러싼 외압설은 이미 국내적 차원을 넘어 국제적 관심사가 되었다. 정치논리를 배제하고 F-X사업을 공명정대하게 처리해야 하는 것에 국가적 위신이 걸려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군이 외압설의 실재 여부에 대해 엄정수사 할 것을 촉구한다. 현재 국군기무사는 외압설을 주장한 조주형 대령이 다소사의 국내 대행업체로부터 받은 금품의 대가성에 대해서만 수사하고 있다.

하지만 F-X사업의 투명성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 외압설을 “사실무근”이라며 외면만 할 일이 아니다.

직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외압설에 관련된 인사들을 모두 조사해 그 결과를 있는 그대로 공개해야 할 것이다. F-X사업은 투명성이 생명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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