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새벽 4시께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뒷길 광평교 입구.전북 지방 번호판을 단 트럭 1대가 무언가를 쏟아 붓고 도망치듯 사라졌다. 생선을 담았던 스티로폼과 비닐봉지였다. 이날 새벽에만 20여대의 트럭들이 이런 식으로 쓰레기를 무단 폐기했다.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의 경계인 광평교 입구에서 잠실 종합운동장 방면 탄천로를 잇는 1.5㎞ 구간의 가락시장 뒷길이 버려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있다.
인근 주민들은 “불결하고 냄새가 나 못살겠다”며 연일 송파구측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이 길로 출퇴근하는 이모(45ㆍ송파구 문정동)씨는 “마치 쓰레기 하치장 옆을 지나는 기분”이라고 불평했다.
송파구에 따르면 하룻밤 사이 이 곳에 버려지는 쓰레기는 줄잡아 1톤 트럭 3대분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건을 포장했던 스티로폼과 비닐봉지, 음식물 쓰레기가 대부분이다.
가락시장 뒷길이 쓰레기장으로 전락하고 있는 이유는 극성스러운 불법투기에 대한 단속 및 처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송파구는 쓰레기 무단 폐기의 ‘주범’으로 지방 상인들을 지목하고 있다.
새벽녘 가락시장에 물건을 납품한 지방 상인들이 단속 소홀을 틈타 쓰레기를 마구 버리고 있다는 게 구측의 설명이다.
일부 얌체 화물차량의 건축폐기물 폐기도 가락시장 뒷길의 쓰레기 난을 가중시키고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구측은 쓰레기 처리 인력이 부족으로 무단 폐기물을 제때 치우지 못하는데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속 또한 손을 놓은 상태이다.
송파구가 가락시장 뒷길 쓰레기 무단투기를 적발해 과태료를 물린 적은 그동안 한차례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정모(40ㆍ여)씨는 “가락시장 내에 지방 상인들을 위해 별도의 쓰레기 하치장을 만들거나, 뒷길 무단 투기 행위를 특별 단속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구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가락시장측과 무인감시카메라의 설치, 단속인력 배치 등 대책 마련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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