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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한의대 늦깎이학생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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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한의대 늦깎이학생 늘어난다

입력
2002.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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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약대생, 밤에는 학원강사….’늦깎이 대학생 오모(숙명여대 약학계열 2년ㆍ27)씨는 낮에는 학교에서 공부한 뒤 오후 5시부터는 학원 강사로 변신한다.

대형병원 간호사로 일한 경력이 있는 오씨는 학원강사를 하면서 대입에 재도전, 입학 후에도 학원강의를 하며 학비를 벌고 있다.

“꽉 짜인 직장생활 보다 전문 자격증을 가지면 여가도 즐기고 돈도 벌 수 있을 것 같아 약대에 도전했어요.”

졸업 후 전문자격증을 손에 쥐고 괜찮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약대, 한의대에 오래전 대학을 졸업한 대기업 부장, 간호사 등 번듯한 직장경력을 가진 늦깎이 대학생이 몰리고 있다.

특히 입시학원강사를 하면서 대학입시에 재도전, 대학생활과 강사생활을 병행하는 이들도 부쩍 늘고 있다.

D대 약대 2002학번인 이모(26ㆍ여)씨도 학원강사로 일하다 다시 대입에 도전, 성공한 케이스.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쳤기 때문에 입시 준비가 어렵지는 않았어요. 모아둔 돈이 있지만 학원강사를 계속할 생각이에요.”

이씨는 “또래 친구들이 없을까 걱정했는데 신입생 환영회 때 나처럼 나이 많은 학생들이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경희대 한의예과의 경우, 신입생 122명 중 고교졸업 후 대학에 입학하는 보통의 나이인 20세 미만의 학생은 13명에 불과하다. 이미 한 차례 대학을 졸업했거나 직장경력을 가진 늦깎이 대학생이 대부분.

학원강사, 대기업 회사원 출신 30대가 9명에 달하고, 대기업 부장 출신의 40대 신입생도 2명이나 다니고 있다. 덕성여대 약대도 신입생 80명중 27세 이상이 28명에 달한다.

대부분 직장경력을 갖고 있는 이들 중 대학생활을 하면서 학원강사를 하는 학생들도 상당수다.

늦깎이 대학생이 늘어나면서 대학생활풍토도 서클활동, 미팅 등 캠퍼스의 낭만 보다 학업과 실속 위주로 바뀌고 있다.

덕성여대 2002학번인 이모(27)씨는 “늦깎이 대학생 대부분이 수업이 끝나자 마자 학원강의나 과외를 하러 가기 때문에 모이는 자리가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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