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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나는 은행강도 바닥헤매는 방범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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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나는 은행강도 바닥헤매는 방범망

입력
2002.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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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은행강도, 기는 방범망….'최근 잇따라 발생한 무장 은행강도사건에서 경찰과 금융기관의 방범망이 무용지물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무장강도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경찰과 금융기관의 방범체계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미국 서부개척시대 처럼 무장강도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고 섬뜩한 경고를 내놓을 정도다.

■무방비 금융기관

금융기관의 감시카메라(폐쇄회로 TV) 설치와 작동은 기본 중에서도 기본에 속한다.

그러나 12일 오후 4시58분께 무장강도들에 의해 털린 전북 군산 농협은 오후 2시30분 이후 감시카메라가 작동하지 않았다.

또 지난 해 12월 대전 국민은행 권총강도 사건현장(지하주차장)에는 감시카메라(CCTV)가 아예 설치되지 않았다. 때문에 이 사건은 아직도 수사가 원점을 맴돌고 있다.

민ㆍ경(民ㆍ警) 방범공조체계도 비효율적이고 느려터진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군산 농협강도는 불과 30초만에 범행이 종결됐다.

그러나 농협에 설치된 비상벨은 200m거리의 파출소가 아닌 1㎞떨어진 경찰서에 연결돼있어 경찰출동이 지연됐다.

■ 보안 불감증

금융기관의 자체 청원 경찰도 허수아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군산 농협, 서울 중랑구 한빛은행 강도사건 발생당시 있어야 할 청원경찰은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농협, 새마을금고 등 제 2 금융권 전국 1,312개 지점 중 369곳(28.1%)에만 경비원이 배치돼 있는 형편이다.

그나마 대다수 은행에 배치된 청원경찰은 “손님 대기번호표를 뽑아주고 안내하는 게 주 업무”(서울 A은행 B지점 근무 청원경찰)인 것이 현실이다.

또 은행이 털리더라도 보험처리가 되기 때문에 손해 볼 게 없다는 은행의 ‘도덕적 해이’도 허술한 방범망을 방치하는 데 한 몫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반면 은행강도는 프로화하고 있다. 은행 출입문 개폐 시간, 현금 수송차량 이동경로를 정확히 파악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범행차량 외에 또 다른 차량을 이용, 재빨리 달아나는 등 지능화해 은행털이사건 재발은 시간 문제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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