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다.”이 말에는 프로야구 감독들이 시범경기에서 이기고 지는 것에 개의치 않겠다는 뜻을 담고있다. 그러나 시범경기는 올 1년 농사의 작황을 어느 정도 점쳐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다.
투수진 운용의 틀을 짜고 올해 데뷔하는 신인들과 용병들의 실력을 최종 점검해야 하는 감독들에게 시범경기는 더없이 귀중한 기회이다.
14일부터 31일까지 팀당 14경기씩 총 56경기로 치르는 2002시즌 프로야구 시범경기의 관전포인트를 정리했다.
■감독들의 최대관심사는 용병이다
최근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강병철 SK감독은 “올해도 치열한 순위다툼이 예상된다. 관건은 용병이다”고 단언했다.
각 팀의 희비를 가를 키맨이 용병이라는 얘기이다. 전지훈련을 통해 드러난 용병들의 실력이 여느 해보다 수준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삼성 현대 SK가 용병덕을 많이 볼 팀으로 꼽힌다. LG 기아 두산은 보통수준이고, 한화 롯데가 약간 처진다.
하지만 진짜 실력을 알 수 없다는 게 감독들의 한결같은 고민이다. 연습경기에서 펑펑 홈런을 터뜨리고 뛰어난 구위를 자랑하다가도 막상 시즌에 들어가면 죽을 쑤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각 팀들은 용병들의 진짜 실력을 궁금해 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3명보유 2명등록이 가능한 용병들을 단 한번밖에 교체할 수 없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용병때문에 만사를 그르칠 수도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목해 볼만한 용병은 브론스웰 패트릭(삼성), 멜퀴 토레스, 다리오 베라스(이상 현대), 만자니오(LGㆍ이상 투수)와 코리 폴(현대), 워렌 뉴선(기아), 호세 페르난데스(SKㆍ이상 타자) 등이다.
■믿을만한 신인을 찾아라
믿을 수 없는 게 신인이다. 하지만 똘똘한 신인 한명만 있으면 하는 게 감독들의 희망사항이다. 때때로 군계일학의 신인 한명 덕분에 정상에 오른 경우도 적지 않다.
92년 롯데가 염종석, 98년 현대가 김수경 박진만 등 갓 입단한 신인들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궜다. 올해는 투타에서 즉시전력감으로 평가되는 신인들이 여럿있다.
역대 고졸 최고몸값(7억원)을 받은 우완투수 김진우(기아), 국가대표 에이스출신의 조용준(현대), 제춘모(SK) 등 한가락하는 투수들이 주목의 대상이다.
또 기아의 유격수로 기용될 이현곤과 현대의 3루수 자리를 꿰찬 김민우, LG 김성근 감독이 팀의 간판타자로 키우겠다고 공언한 박용택 등은 올 프로야구에 새 바람을 몰고올 타자들이다.
아마와 프로의 차이를 잘 알고 있는 감독들은 시범경기를 통해 전력에 플러스 알파가 될 신인들을 골라야 하는 고민을 안고있다.
정연석기자
y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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