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식에 부부가 함께 참석해달라는 전화를 받고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내가 상을 받는데 저까지 갈 필요가 있나. 집안의 큰 경사입니다.”(유동근)“월ㆍ화요일에는 제가, 수ㆍ목요일에는 남편이 사극에 출연해 화제가 됐는데 상까지 함께 받다니. 믿어지지 않아요.”(전인화)
제38회 백상예술대상 최고 화제는 유동근(46)- 전인화(37) 부부의 TV부문 최우수 남녀연기상 수상.
남편은 KBS 1TV'명성황후'에서 대원근 이하응 역, 아내는 SBS '여인천하'에서 문정황후 역으로 영예를 안았다.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있구나”라는 유동근의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유동근에게 백상예술대상 연기상은 1997년 ‘애인’, 1998년 ‘용의 눈물’에 이어 세번째.
“이방원이 피로써 개혁을 완성한 조선의 첫 개혁주의자라면, ‘명성황후’의 대원군은 쇄국정책을 통해 왕실의 권위를 바로 세우는 데 진력한 민족주의자였습니다. 이 노인의 고집스러움을 부각시키려 노력했습니다.”
전인화는 지난해 백상예술대상에서 이미 ‘여인천하’로 인기상을 받았던 터라 더욱 뜻밖이라는 표정.
“3년여 만에 TV에 출연해 한 드라마로 거푸 상을 받으니 열심히 연기하는 다른 분들에게 미안할 뿐입니다. 평상시보다 10배 이상 목소리 톤을 높여 말하는 등 최선을 다한 결과입니다.”
극중 문정왕후 눈빛이 너무 무섭다는 지적에 “살아 남기 위해서는 그런 눈빛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조선 최대의 여걸 문정왕후는 지혜와 카리스마를 갖춘 무서운 여자지만 결코 못된 여자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만약 문정왕후와 대원군이 부부로 살았다면? 두 사람은 동시에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며칠을못 넘겼을 거에요. 모두 워낙 대쪽같이 꼿꼿한 성격이잖아요.”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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