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와 백화점 간 수수료 분쟁이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삼성카드는 13일 롯데와 현대백화점이 카드결제를 계속 거부함에 따라 자사 회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할인 혜택을 줄 테니 다른 백화점을 이용하라”고 적극 권유하고 나섰다.신세계 백화점으로부터 카드결제를 거부당하고 있는 LG카드도 조만간 비슷한 대응조치에 나설 방침이어서 양측의 갈등은 자칫 전면전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삼성카드는 이날부터 콜센터의 텔레마케터들을 총동원해 최근 3개월 이내에 롯데백화점을 이용한 6만~7만명의 회원들에게 “롯데를 제외한 다른 백화점을 이용하면 결제대금의 5%를 할인해준다”고 안내하고 있다.
카드로 물건을 구입할 때 내야 하는 가맹점 수수료의 일부를 카드회사가 대신 내줌으로써 회원들로 하여금 롯데백화점 이용을 기피하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롯데에서 카드결제를 거부당한 회원들이 다른 곳으로 옮겨 다니는 과정에서 상당한 불편과 피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보상차원에서 마련한 대책”이라며 “롯데측의 카드거부 행위에 대해서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당국에 고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롯데측은 평소 삼성카드 결제비중이 3% 안팎에 불과하므로 매출에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며 여유있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기분은 몹시 상한 표정이다.
롯데 백화점 관계자는 “삼성카드가 한편으론 협상을 통해 원만히 문제해결을 하자고 하면서 뒤통수를 치는 격”이라며 “삼성측이 롯데만을 겨냥해 공격을 해온 만큼 우리도 더 강력한 조치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맹점 수수료 2.5%를 할인점 수준(1.5%)으로 인하해 달라는 백화점 업계의 요구로 촉발된 이번 분쟁은 양측의 노골적인 실력대결로 당분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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