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근태(金槿泰) 후보의 중도 하차와 제주ㆍ울산 경선결과 등으로 대선후보 경선구도에 중대한 변화 조짐이 나타나자 대선주자들은 전략 수정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경선 초반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선두로 부각되면서 ‘이인제 대세론’을 전제로 형성됐던 ‘이인제 대 반(反) 이인제 연합 구도’도 퇴색하고 있다.
후보들의 새 전략은 금주 말 광주(16일) 대전(17일) 경선 때부터 본격적으로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노 후보측은 개혁세력 결집과 개혁후보 단일화 추진에 주력하고 있다. 취약했던 원내기반 강화도 당면 목표다.
노 후보측은 “천정배(千正培) 의원 외에 정대철(鄭大哲) 임종석(任鍾晳) 의원 등도 호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개혁세력이 결집한다면 노무현 대안론이 급부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인제(李仁濟) 후보측은 노 후보를 중심으로 한 개혁세력의 연대 차단이 발등의 불이다. 이 후보가 “김근태 의원과 함께 개혁시대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한 것도 개혁세력 연대를 막기 위한 포석이다.
이 후보 측근은 “이 후보가 대전 경선 후 선두로 복귀하면 대세론이 되살아날 것”이라며 “한화갑(韓和甲) 정동영(鄭東泳) 후보 등과는 가급적 대립각을 세우지 않은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측은 금품 향응제공 경고 조치와 관련, 이 후보 자신과는 무관함을 강조하며 타격을 만회하는 데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화갑 후보는 이인제 후보에게 집중 공세를 펴왔으나 이제는 노무현 후보에게도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한 후보는 금품선거 혐의로 이 후보를 공격한데 이어 13일 “지역주의를 내세워서는 안 된다”며 노무현 후보의 ‘영남후보론’을 겨냥했다.
김중권(金重權) 후보는 “영남 보수세력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후보가 나와야 정권재창출을 할 수 있다”며 노무현 이인제 후보 등을 싸잡아 견제하고 있다.
정동영 후보는 ‘개혁 단일후보=노무현’으로 등식화하지 않도록 독자적 지지 기반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 후보가 이인제 후보 비판과 더불어 “노 후보는 급진적”이라고 꼬집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뢰 의혹을 받고 있는 유종근(柳鍾根) 후보는 “검찰 수사와 관계없이 경선 끝까지 갈 것”이라고 강조하며 ‘후보 사퇴설’을 불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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