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클릭www.세상읽기] (151)네거티브 캠페인이 시작됐는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클릭www.세상읽기] (151)네거티브 캠페인이 시작됐는가

입력
2002.03.13 00:00
0 0

제주와 울산에서 치러진 민주당 국민참여경선 결과를 두고 일부 주요언론이 ‘大혼전’이라는 제목을 달아 보도했다.단어란 ‘아’‘어’ 어느 모음을 선택하는가에 따라서도 어감이 달라지는데, ‘大접전’이니 하는 중립적인 의미의 단어 대신 부정적인 의미의 단어 ‘大혼전’을 썼으니 그들 언론의 태도가 옳은 것은 아니다.

물론, 그 언론들은 두 지역에서 1위한 후보가 다르고 두 지역을 합해 1위 한 후보조차 약25%의 득표율을 획득하는 데 그쳤으니 승패를 점칠 수 없고 따라서 ‘혼전’이라고 표현하여 옳다고 주장할지 모른다.

그러나 다른 주요언론이 1위가 누구였는가 하는 사실에 충실한 제목을 달아, “경선이 혼란스럽게 진행 중”이라는 편견을 차단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보도태도에 관계없이 모든 언론은 국민참여경선에 호의를 가지고 있다. 민주당이 국민경선 실시계획을 밝힐 당시 반기지 않은 언론은 없다.

오랫동안 당 총재나 당수가 곧 후보였고 그렇지 않은 경우 후보선출과정이 당 실력자에 의해 좌우되던 것을 비판해오지 않은 언론도 거의 없다.

정당의 후보선출이 정당행사로 머물기보다는 국민적인 행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후보선출과정부터 민주적인 과정이 되어야 민주적인 정치가 이루어질 수 있음을 지적한 것도 언론이었다.

그러나 이번 주말, 광주에서 재출발하여 4월 28일 서울에서 막을 내릴 국민참여경선에는 몇 가지 문제가 보인다.

한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것처럼 후보들이 선거운동원을 동원하고 선거인단에 현금을 주는 혼탁선거가 문제이다.

경선에 거의 100% 참가하는 민주당 대의원, 당원과 달리 ‘국민참여’가 무색하게 투표에 기권한 일반국민이 많은 점도 문제이다.

잘못하면 ‘국민’은 들러리이고 ‘국민경선’은 결국 무늬뿐일 수 있다는 지적이 눈에 띄는 것은 이런 문제 때문이다.

문제는 또 있다. 후보간의 비판이 비난으로 확대되는 조짐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정동영 후보의 “한 신문이 좌를 0점, 우를 10점으로 놓고 평가한결과 노무현 후보는 1.5점이 나왔다. 노 후보는 과격한 이미지와 안정감 부족 때문에 이회창 총재한테 이기지 못한다”는 식의 발언이다.

색깔론으로 시달려온 민주당 안에서 경쟁상대이기 이전에 같은 당원이 같은 당원을 상대로 하여 좌, 우를 거론하는 식의 발언은 비판을 넘은 것이다.

다른 나라 정치판에서도 후보끼리의 비난은 있어왔다. 흔히 네거티브 캠페인(negative campaign)이라 불리는 후보간의 비난에서 자유로웠던 정치가는 미국의 초대대통령 워싱턴 정도.

2000년 대선에서 고어후보는 “지나치게 진보적이다”, 부시후보는 “반 카톨릭이다”라고 비난 받았다.

1861년 링컨 후보가 받은 비난은 “추악한 인간”이다. 대통령 후보가 되면 타 후보를 비난 않겠다고 서약하는 제도가 생겨난 것은(www. nonnegative.org) 비교적 최근이다.

박금자 편집위원

park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