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외곽에서 신라시대 기마인물형 토기가 해방 이후 처음으로 출토됐다.중앙문화재연구원은 지난달 4일부터 발굴 조사 중인 경주 내남면 덕천리의 적석목곽묘(積石木槨墓) 5기 중 1호분에서 기마인물형토기를 출토, 12일 공개했다.
지금까지 출토된 기마인물형토기는 1924년 금령총에서 일본인이 발굴한 도제기마인물상(국보91호)과 출토지를 알 수 없는 기마인물형토기(국보 275호)가 전부이다.
6세기 초반 축조된 귀족의 묘로 추정되는 1호분 부곽(副槨)에서 발굴한 기마인물형토기는 높이 20㎝, 길이 27㎝로 인물상의 머리와 팔, 가슴 부위의 물 따르는 주구(注口)가 떨어져나간 상태다.
그러나 금령총 토기와 달리 말의 몸통과 다리가 길고 날렵한데다 오른쪽에 화살통, 왼쪽에 칼을 찬 채 다리 위로 갑옷을 늘어뜨린 무사의 모습과 재갈 안장 다래(말 가리개) 등 마구(馬具)가 정교하게 표현돼 있다.
숭실대 사학과 최병현(崔秉鉉ㆍ고고학) 교수는 “여러 줄의 띠로 된 후걸이(안장 고정도구) 등 마구의 형태가 그동안 출토된 유물과는 매우 다른 모습”이라면서 “삼국시대 기마 풍습 연구에 획기적인 사료로, 보물급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덕천리 적석목곽묘에서는 이밖에 금동관식(金銅冠飾), 등잔형토기, 이형토기, 은제삼엽환두대도(銀製三葉環頭大刀) 등 중요 유물 100여점이 함께 출토됐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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