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기업들의 투자가 극도로 위축, 은행대출 등 간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이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6~7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기업의 자금부족 추이와 시사점’에 따르면 우리나라전체 기업의 투자 자금 부족분은 외환위기 이전인 1996~97년 60조~69조원에서 98~2000년에는 30조원 안팎으로 절반 정도 줄었다.
외환위기 전 기업 외부 자금조달액의 30%이상을 차지했던 은행 등을 통한 간접금융 조달규모는 97년 43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1~9월중 5조6,000억원(13.7%)으로 격감했다. 반면 같은 기간 증시 등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액은 44조1,000억원에서 39조7,000억원으로 소폭 줄어드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총 투자액 중 외부차입금이 아닌 당기순이익 등 내부자금을 통해 투자한 비중은 1996년말 35.8%에서 2000년말 61.4%로 급증했다. 이는 미국(90.4%)이나 일본(102.9%,99년 기준)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업의 투자재원 자급도가 높아진 것은 기업체질 강화차원에서 바람직하지만 90년대초 미국처럼 기업투자가 지나치게 위축되면 경기성장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며 “적정수준의 투자는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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