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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 재계,윤리경영 새바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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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 재계,윤리경영 새바람 분다

입력
2002.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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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경영이 올해 재계의 최대의 화두로 떠오르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윤리경영은 비용이 아니라 곧 기업가치”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윤리경영 벤치마킹은 심지어 경쟁사에까지 침투되고, 최근에는 전문 컨설팅 등 틈새시장도 형성되는 분위기다.■윤리경영 급속확산

‘접대는 1인당 2만원, 총액 5만원으로 한다.’ ‘일반적인 규모의 경조사비는 허용하되 반드시 사후 보고한다.’ 코오롱상사의 윤리강령 구체적 실행지침이다. 윤리강령을 채택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담겨지는 내용도 갈수록 구체화, 세분화하고 있다. LG상사는 아예 모든 임직원 입사 때 윤리규범 준수서약서를 작성토록 하고 있다. 업계 내에서는 “법 보다 더 엄격하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

내부 고발자를 위한 장치도 속속 도입되는 추세다. 롯데쇼핑은 금품이나 향응을 요구할 때 곧 바로 신고가 가능한 ‘대표 전용 이메일 신고 시스템’을 구축했고, 대한항공도 감사실 내에 내부 비리 고발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시스템이나 조직 개선도 윤리경영의 한 방편으로 활용된다. 기아자동차는 구매 과정의 비리를 차단하기 위해 인터넷 구매시스템을 적극 활용토록 했고, 신세계는 대표이사 직속으로 기업윤리실천사무국을 설치했다.

■장벽 없는 벤치마킹

국내 기업 중 윤리경영을 가장 먼저 정착시킨 곳으로 꼽히는 신세계에는 최근 벤치마킹을 위한 다른 기업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SK텔레콤, 삼성증권, 한빛은행, 삼성코닝 등 업종도 다양하다. ‘윤리경영의 원조’ 격인 포스코도 담당 임직원이 신세계를 탐방한데 이어 최근에는 사내 방송팀까지 다녀갔다. 특히 동종 유통업계인 미도파도 조만간 ‘신세계 배우기’에 동참키로 하는 등 벤치마킹 장벽도 허물어지는 추세. 신세계 관계자는 “1999년말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윤리강령을 선포하는 등 한 발 앞서 나간 윤리경영이 주가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평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윤리경영의 신 메카로 주목받는 유한킴벌리, 미래산업, 롯데쇼핑 등에 벤치마킹을 하려는 업계 관계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함께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M, 존슨앤존슨을 1차 벤치마킹업체로 선정, 윤리경영 사찰단을 구성해 4월중 미국 현지 방문할 예정이다.

■틈새시장 형성

윤리경영 붐은 새로운 틈새시장까지 창출할 조짐이다. 지난해 하반기 사단법인인 윤리경영연구원이 설립된 데 이어 1월말에는 E&C컨설팅이라는 윤리경영 자문 벤처기업까지 등장했다. 수년 전부터 윤리경영 분야에 종사해 온 이 회사 이민호(李民豪) 사장은 “어떤 기업도 윤리경영을 정착시키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라며 “충분한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해 대기업에서 일부 지분을 참여받아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각종 컨설팅 시장의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윤리경영 컨설팅 시장에도 신규 진입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양세영(梁世暎) 전경련 기업경영팀장은 “중소, 벤처기업 등의 자문 요구가 최근 들어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라며 “하지만 국내 윤리경영은 아직 강령 제정, 직원 교육 등 초보적인 수준에 불과한 만큼 좀 더 체계적인 접근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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