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의 정보기술(IT) 리더 탄생을 예고하는 컴팩과 휴렛팩커드(HP)의 합병이 막판까지 진통을 겪고 있다.최근 유럽연합(EU)에 이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ITC)가 두 회사의 합병을 공식 승인하면서 고조되고 있는 성사 무드에 창업주와 주요 주주가 합병 반대 의지를 밝혀 찬물을 끼얹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0일 HP 주식 660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웰스파고 은행이 두 회사 합병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회사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8일에는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퍼스가 두 회사 합병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에 앞서 HP 기관투자자 중 12번째 규모의 브랜드스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와 0.36%의 지분을 보유한 빅토리 캐피탈 매니지먼트 등이 일찌감치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누구보다 18%의 지분을 갖고 있는 HP의 공동 창업자 윌리엄 휴렛과 데이비드 팩커드 가문의 반발이 거세다.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데다 고용불안으로 창업세대의 인간경영 전통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비해 지난해 9월 합병 추진을 공식 선언한 HP의 경영진측은 비교적 느긋한 자세다. 여성 최고 경영자(CEO)인 칼리 피오리나는 20위권내 기관투자자 대부분으로부터 광범위한 합병 지지를 확보해 놓고 있다고 공언하고 있다.
인수 규모만 220억 달러에 이르는 HP와 컴팩 합병 여부는 19일 HP의 주주총회에서 찬반투표로 결정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 전문가들도 어느 쪽이 샴페인을 떠뜨릴지 알 수 없다고 말해 합병 성사 여부는 주총이 끝나는 순간까지 물음표로 남을 전망이다.
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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