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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꼴불견 / 토종브랜드 '반짝사랑'은 안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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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꼴불견 / 토종브랜드 '반짝사랑'은 안될 말

입력
2002.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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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패션인의 한 사람으로서 애국 패션 운운하는 것에 어폐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패션이란 국경이나 시간과 같은 제약의 장치에서 벗어난 코스모폴리탄적인 개념이니까. 그래도 할 말은 해야겠다.

최근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장면에 경악을 금치 못하는 국민들이 많다.

미국계 식품업체들의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항의성 글, 메일 등으로 홈페이지가 마비되고 갖가지 불매 운동 등으로 반미 감정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패션 디자인으로 자주 활용되고 있는 성조기 문양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다니다가는 돌멩이를 맞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이 상황 속에서 다행스러운 모습도 찾을 수 있다. ‘솔트레이크 사태’로 말미암아 해외 유수 기업들의 브랜드 제품이나 명품만을 추구하던 우리 국민들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태극마크가 부착된 자동차, 태극마크로 된 조그만 열쇠고리가 달랑거리며 매달려 있는 학생들의 책가방도 심심찮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해외 브랜드의 의류 제품보다 우리 토종 브랜드를 입자는 분위기가 확산된 것이 기분 좋은 현실이다.

그러나 이것이 즉각적이면서도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깊다. 만약 냄비여론 마냥 한 보름 뜨겁게 끓어 오르다 식어버린다면 이야말로 정말 꼴불견이 아닐지….

한때 사양 산업이라 불리던 섬유, 패션 분야가 IMF이후 각고의 노력으로 회생하여 서서히 도약해 나가고 있다.

이렇듯 국산품 장려 운동의 일환으로 소비자의 마음과 머리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을 때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패션산업에 대한 지원과 적극적인 관심이 동반된다면 얼마나 기쁠까?

물론 애국심이라는 족쇄가 소비자의 눈을 가려서는 안되겠지만.

패션기업과 정부, 그리고 소비자가 함께 하는 패션선진국으로의 노력….

그리하여 국산품 장려 운동과 반미 감정에서 시작된 우리 옷입기가 아닌 진정한 의미에서의 우리토종 브랜드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함께 하는 날이 오길 진심으로 바란다.

/글 베스띠벨리 남창현 디자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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