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이 이달 하순께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대로 서울은행단독 인수제안서를 정부에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11일 알려졌다.동원그룹 관계자는 이날 "은행법이 개정될 경우 금융주력그룹은 은행을 독자 경영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짐에 따라 이르면 월말이나 4월초 금융주력그룹 자격으로 서울은행지분 51% 이상을 단독 인수키 위한 제안서를 금감위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7일 국회 법사위를 통과한 개정 은행법안은 비금융 부문 자본비중이 25% 미만이고,비금융 부문 자산합계가 2조원 미만인 금융주력자(그룹)에 대해서는 최대 10%로 돼있는 은행지분 동일인 보유한도에 예외를 인정해 대규모 기업집단의 은행 단독인수 및 독자 경영 여지를 열어놓고 있다.동원그룹 관계자는 "그룹 내 비금융 부문 자본 비중이 관련 계열사 보유 주가 상스 등에 따라 이달말 6,000억원대에 육박,금융주력 그룹 요건보다 5% 놓은 30%에 이를 것"이라며 "이는 계열사 자본의 중복 계상에 따른 것으로 비금융자본비중을 낮추기 위해 조만간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 등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동원그룹의 이 같은 움직임에 맞??'선(先)우량은행과의 합병 추진,후(後)기업 매각 추진'을 축으로한 정부의 서울은행 매각 구도도 4월초부터 기업에 대한 매각 방식 위주로 전환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은행법 개정안이 확정되면 서울은행 처리 여건이 근본적으로 바뀐다”며“증시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우량은행과 합병 방침을 고집하기 보다는 기업에 매각을 염두에 둔 현실적 선택을 서둘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관계자는 “정부로서는 가급적 빨리 가시적인 공적자금 회수 실적을 내놓아야하는 입장”이라며 “5월까지는 구체적 매각 계약이 진행돼야할 것으로 본다”고말했다.
그동안 서울은행 인수에 관심을 나타낸 기업은 롯데 교보 동양 동부 동원그룹 등5개 정도. 그러나 롯데는 일본 계열사를 외국인 투자자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정부 입장에 따라 한 발 물러선 상태이며, 교보는 지난해말 은행 인수계획을 부인한 상태다.
지난해 말 계열사 합병을 통해 금융주력그룹으로 변신한 동양은 최근 은해인수 계획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가장 적극적인 활동을 벌인 동부 컨소시엄은 ‘금융주력그룹’자격은 없으나 381개 업체 연합체로서 컨소시엄 대표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소수지분의 연합에 따르는 자금조달및 경영권 안정 측면에서 문제점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동원그룹은 자금력과 책임경영 측면에서 우위를 주장한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동원증권에만도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금이 7,000억원 이상”이라며 “서울은행 인수자금 조달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은행 경영의 노하우 습득 및 주가 관리 등을 위해 해외 선진 금융기관 3~4군데와 제휴 및 지분투자를 위한 접촉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철(金在哲) 회장의장남인 김남구(金楠玖.39) 동원증권 부사장이 부친의 특명에 따라 동원엔터프라이즈 조직을 가동중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향후 기업간 서울은행 인수전은 51%를 기준으로 5,000억원대의 인수자금력 외에 인수 후 경영과 추가 자금조달 계획 등 발전계획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며 “우량은행의 가세, 또는 제3의 외국 투자자 개입 변수를 제거할 때 동원그룹의 입지가 다소 우세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