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는 사이 일본 증시와 엔화가 초강세로 전환,투자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일본 증시가 되살아나고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일단 청신호로 해석되지만 일각에선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팔고 일본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 증시와 엔화의 강세는 우리 증시에 빨간불일까, 파란불일까?■일본 닛케이지수 1만2,000선육박
‘3월 위기론’이확산되며 지난달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만선마저 붕괴됐던 일본 닛케이지수는 이달들어 급등세로 반전, 11일 1만1,919.30까지치솟으며 7개월여만에 1만2,000선 회복을 눈 앞에 뒀다.
증시뿐 아니라 엔화도 강세다. 지난해 12월 이후 135엔 안팎이던 엔ㆍ달러환율이 7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126.36엔까지 치솟은 것. 이는 하루동안 5.56엔이 상승한 것으로 1998년 10월 이후 하루 변동폭으로는최대이다. 엔ㆍ달러 환율은 11일에도 128엔대에서 거래되며 강세 기조를 이어갔다.
이처럼 일본 증시와 엔화가 동반 강세는 미국의 경기 회복이 가시화하면서 일본경제도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주 일본 증시에서 1조2,000억원 어치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올들어 우리 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수한 금액이 4조원이라는것을 감안하면 한국 시장 한달 순매수 규모와 맞먹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외국인의 순매수는 다시 엔화 수요를 촉발, ‘증시급등→엔화 강세’의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엔캐리트레이드(Yen-Carry-Trade)’도엔화 강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엔캐리트레이드란 저리의 일본 자금을 빌려 달러로 환전한 뒤 해외 증시 등에 투자하는기법으로 자금을 상환할 때에는 다시 엔화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인다. 또 일각에선 3월말 결산을 앞둔 일본 기업들의본국 송금 러시 등도 엔화 강세 배경으로 꼽고 있다.
■우리증시에 미칠 영향은
일본 증시의 강세는 우리 시장에는 단기적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애널리스트는“일본 정부의 증시 부양책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일부 외국인은 우리 시장에서 차익을 실현한 뒤 일본 증시로 이동할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 미 증시의 급등에도 외국인이 우리 시장에서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움직임이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는 반증이란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한국 주식을 팔고 일본으로 건너가는 외국인 자금의 규모가 크지 않고 중장기적으로는오히려 호재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동수 수석연구원은 “일본 증시와 엔화의강세는 세계 경기 회복을 확인시켜 주는 마지막 과정이 될 것”이라며 “이는 결국 우리 경제의 수출 회복을 가속화시킬 뿐 아니라 일본과 무리한 가격 경쟁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어서 호재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또 엔ㆍ달러의 안정은 물가에 대한 불안감을해소시켜 준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요소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일본 경제의 회복은 우리 경제와 증시엔 언제나 기회였다”고밝혔다.
한편 이날 노무라증권은 엔화 강세 관련 리포트를 내고 “최근엔고 회오리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다시 달러당 140엔대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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