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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화상회의 시스템 도입후 방치,수억대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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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화상회의 시스템 도입후 방치,수억대 낭비

입력
2002.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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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난해 전국 경찰관서를 잇는 화상회의 시스템을 도입하고도 제대로 사용조차 하지 않은 채 방치, 수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10일 경찰청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해 9월 경찰청과 전국 14개 지방경찰청장 등 경찰지휘부가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회의를 할 수 있는 화상회의 시스템을 이무영(李茂永) 경찰청장의 지시로 5,990만원을 들여 구축했다.

경찰청은 또 각 지방경찰청에도 산하 경찰서와 연결되는 화상회의 시스템을 구축토록 지시, 14개 지방경찰청이 수억원을 들여 자체 입찰 등을 통해 도입을 마친 상태다.

경찰청은 당시 보도자료를 내고 “지방경찰청장 회의, 서장회의 등 대면회의에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경찰서-파출소 화상회의 시스템도 조만간 구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청이 이 시스템을 활용해 지방경찰청장 회의를 개최한 것은 도입 당시의 시연회 외에는 단 한 차례도 없다.

이 때문에 화상회의 시스템 프로그램이 내장된 컴퓨터와 24인치 대형 LCD모니터, 카메라 등은 현재 정보통신담당관 사무실에 방치돼 있다.

다른 14개 지방경찰청도 사정은 마찬가지. 서울경찰청도 지난해 11월 4,000여만원을 들여 서울시내 31개 경찰서와 연결된 화상회의 시스템을 설치했지만 역시 시연회 외에는 사용하지 않았다.

이처럼 거액의 예산을 들여 도입한 화상회의 시스템이 방치돼 있는 것은 기존의 경찰 종합정보망을 회선으로 사용하다 보니 전송속도가 느리고 영상이 제대로 뜨지 않는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

경찰청 관계자는 “다른 업무에 부하가 걸리고 음성과 영상에 문제점이 노출됐지만 전용망을 갖추려면 수십억원의 추가예산이 들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관계자는 “경찰이 구체적인 활용계획도 세우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시스템을 도입한 전시행정의 표본”이라고 비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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